SBS 뉴스
LIVE

이 총장, '화려한 등장…불명예 퇴진'

논물표절 논란 속 취임 56일 만에 물러나


Google 즐겨찾기에 SBS뉴스 추가

'시민운동 1세대 총장', '첫 서울대 출신 고대 총장' 등의 별칭까지 얻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고려대 이필상 총장이 한달 반 동안 계속된 논문 표절 논란 끝에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타교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 활동으로 구축한 깨끗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학내 교수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등에 업었던 이 총장은 표절 논란으로  교수사회의 신망을 한꺼번에 잃으며 결국 16대 총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게 됐다.

이 총장은 전임 어윤대 총장의 임기 만료를 앞둔 지난해 10월 다른 8명의 후보들과 함께 총장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만 해도 'CEO형 총장'으로 유명했던 어윤대 전 총장의 재선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외부인에게 총장 문호를 연적이 거의 없었던 고대에서 이 총장이 당선될 것으로 점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3일 교수의회의 총장 공모자의 자격 적부 심사결과 어 전 총장을 비롯한 3명이 심사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 활동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이 총장의 주가가 급등했다.

광고
광고 영역

이 총장은 지난해 11월 15일 총장추천위에서 실시된 총장후보 투표에서 고대 출신인 이기수(61·법학) 교수에 이어 2위로 선출됐지만 학교법인 이사회는 2위였던 이필상 후보를 만장일치로 차기 총장으로 낙점했다.

그야말로 한 편의 역전 드라마였다.

이 총장은 그해 12월 21일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취임 6일 만인 12월 26일 이 총장이 지난 1988년 교내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2편 등 모두 3편을 쓰면서 먼저 발표된 제자들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그는 논문 게재 당시의 관행이었지만 현재 관점으로는 적절치 못한 일이라고 밝히며 표절 의혹은 부인했지만 교수의회는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상황은 이 총장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급기야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2일 이 총장의 논문 중 6편은 표절, 2편은 중복게재라는 진상조사보고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며 이 총장의 거취문제를 학교법인이 결정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 총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 총장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지난 9일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한 전자투표를 통해 진퇴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는 학내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진실보다는 여론에 편승해 진퇴 결정을 내리려는 정치적 승부수에 지금껏 이 총장의 거취문제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왔던 각 단과대학의 평교수들마저 등을 돌린 것이다.

이 대학 정경대와 언론학부, 문과대학, 이과대학 교수들은 12일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 총장이 제안한 신임투표의 철회와 총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 같은 학내 '보이콧' 분위기 속에서 13-14일 치러진 전자투표에는 전체 교수 1천219명 가운데 39.2%에 불과한 478명만이 참여했다.

광고
광고 영역

비록 투표 참가 교수 중에서는 신임 찬성률이 88.7%로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낮은 투표율은 사실상 불신임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고 다음날인 15일 이 총장은 결국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전격 사퇴의사를 밝히게 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오늘의 숏뉴스
숏뉴스를 불러오지 못했습니다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