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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억 몸값" 구조한 주꾸미 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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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 11시쯤 충남 보령시 무창포 앞바다 상공에서 사격훈련중이던 KF-16전투기 한 대가 바다위로 추락한 사고가 있었지요.

이 전투기는 추락 20여 분 전인 어제 오전10시 40분쯤 같은 기종 전투기 한 대와 함께 충북 충주 공군기지를 이륙해 공대지 사격훈련을 하던 중 해변에서 5km 가량 떨어진 사격장으로 접근하기 위해 상공을 비행하는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공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전투기 조종사 우모 대위는 추락직전 비상탈출했고 때마침 추락사고 지점 해상에서 주꾸미잡이를 하던 어부에게 발견돼 목숨을 구했죠.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 한 전투기 조종사의 몸값은 얼마나 될까?

참고로 KF-16전투기 1대값은 400억 원 가량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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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전투기를 몰며 우리 영공을 방어하는 임무를 맡다보니 당연히 조종사의 몸값이 꽤 될 것 같은데요,

지난 2천3년 기준으로 KF-16전투기 10년차 조종사 한 명을 길러내는데 드는 비용은 87억 원이나 된답니다.

세부항목을 따져보면 우선 공군사관학교에서 생도 1명을 4년간 교육하는 데 2억 1천만 원, 소위 임관 후 2년간 비행훈련비용 27억 9천만 원, 이후 8년간 훈련 및 비행 경험을 통해  베테랑급 교관 조종사가 되는데 약 57억 원의 비용이 추가된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금액은 조종사 육성에 드는 비용일 뿐, 실제 전투조종사가 목숨을 걸고 행하는 방위 임무의 경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다고 봐야겠죠.

생명의 존엄성을 돈으로 따져 본다는 것 자체가 좀 속물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사물의 가치를 가늠해볼 때 돈으로 환산해보는 게 쉽게 와닿아서 인용을 해보았습니다.

이 귀중한 조종사를 구조한 사람은 다름 아닌 주꾸미 어부, 김학철 씨 형제였습니다.

올해 45세인 김학철 씨와 동생 41세 김학근 씨는 충남 보령시 무창포 어촌계에 소속된 어부.

무창포 어촌계에는 190여 명의 어민이 소속돼있는데 이 가운데 김씨 형제를 비롯해 20여 명이 요즘 제철을 만난 주꾸미잡이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미식가들의 계절요리와 애주가들의 술안주로 인기를 끄는 주꾸미는 매년 12월부터 5월까지 서해상에서 많이 잡히기 때문에 김씨 형제는 요즘 거의 매일 주꾸미를 잡으러 바다로 나간다고 합니다.

어제도 김학철 씨 형제는 오전 7시 30분쯤 1.8톤짜리 배를 몰고 무창포항을 출발해 시속 20노트(1노트=1.8km) 속력으로 30여 분간 달려 자연산 주꾸미 어장에 도착해 조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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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흐렸지만 바람이 세지 않아 조업하기에 어려움이 없었죠, 참고로 주꾸미는 그물줄에 소라껍질을 매달아 바다에 띄우면 소라껍질속으로 주꾸미가 들어가 잡힌다고 합니다.

김학철 씨는 한창 주꾸미를 잡아 올리는데 갑자기 '쾅, 쾅' 하는 대포소리 같은 굉음이 두 번 들려 깜짝 놀랐고 곧바로 해경에 전화를 걸어 사격훈련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해경에서는 별다른 일이 없다고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해경과 전화를 한 지 2분쯤 뒤 김씨의 핸드폰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렸고 조금 전 통화를 한 해경 직원이 전투기 추락 사고를 말하며 조종사 구조를 요청합니다.

김씨 형제는 주꾸미잡이를 당장 멈추고 배를 몰아 비상탈출한 조종사 수색에 나섰습니다.

급하게 배를 몰아 돌아다닌 지 30여 분 만에 바다위에 표류중인 조종사를 발견했고 김학철 씨는 동생과 함께 조종사의 손을 잡고 배위로 끌어올렸습니다.

구조 당시 조종사 우모 대위는 심한 추위에 몸을 오들오들 떨었다는군요.

김씨는 얼른 비옷으로 조종사의 젖은몸을 감싸고 담배를 피워보라고 권했습니다.

김씨는 바다에서 조업중 심한 추위를 느낄때마다 담배를 피우면 이상하게 추위가 가셔져서 조종사에게도 비법을 전했던 것인데 조종사는 처음에 싫다며 거절을 했습니다.

하지만 추위를 견디기 힘들었던지 조종사 우모 대위는 김씨가 시키는대로 담배를 피웠고 한 개피 두 개피 연이어 줄담배를 피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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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를 배에 태운 김씨 형제는 전속력으로 달려 무창포 포구에 도착해 무사히 구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조종사를 구하느라 제대로 조업을 못해 김씨 형제가 어제 잡은 주꾸미양은 10kg.

평소 어획량 130kg에 10분의 1도 안됐습니다.

요즘 주꾸미 1kg 값은 1만 2천 원선.

단순히 계산해서 김씨형제의 어제 하루 조업 손실액은 100만 원 가량 됩니다.

하지만 김학철 씨는 단순 몸값만 87억 원되는 조종사를 구한 사실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수 없다며 기뻐하더군요.

공군은 민간인이 조종사를 구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어서 당장 포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열 일 제치고 또 위험을 무릅쓰며 조종사 구조에 나선 김씨 형제의 의로운 행동은 당연히 존중되고 또 그만한 포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갈수록 팍팍해져가는 세상 인정에 김씨의 선행은 좋은 본보기가 되기 때문이죠.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것, 그 평범한 이치를 다시 배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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