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어요. 선거철과 겹쳐 정치에 뜻 있는 것처럼 보여질 것도 같았지만 그런 염려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정치인으로서 글을 쓴 것은 아니니까요."
첫 산문집 '서른의 당신에게'(웅진지식하우스 펴냄)를 출간한 강금실(50) 전 법무부 장관이 12일 낮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노란 재킷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나온 강 전 장관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내 책을 통해 20-30대 독자들이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때 무엇이 정답이냐를 따지기 앞서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말 두 달 간 이번 책을 위해 글을 썼다는 강 전 장관은 "내 산문집이 보통의 정치인이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처럼 정치적 이슈로 비화된다면 나 자신이 불성실한 사람이 된다"며 책을 둘러싼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이 날 강 전 장관은 산문집의 저자로 기자 간담회를 가졌지만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였던데다 여당의 대권후보 대상자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어 정치와 관련된 질문이 끊이지 않자 "내 책에 대해 오붓하게 얘기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 전 장관은 최근 소속 의원 23명이 집단탈당하는 등 열린우리당이 내홍을 겪고 있고 자신이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아직은 여당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때"라며 "상황을 평가하기에는 빠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당의 내홍에 대해서는 "특별히 생각이 없다"며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고 대선 출마 계획을 묻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웃기만 했다.
이어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대선주자 순위에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과 관련, "개인적으로 기대해줘 고맙지만 여론조사시 리스트에 올리느냐 안올리느냐의 차이도 있을 것"이라며 "별 다른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 산문집 제목이 "30대 투표권자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에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상력은 너무나 기발하다"며 "평범한 산문집으로 접근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 푹 쉬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는 강 전 장관 은 "최근까지 8개월 간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다시 변호사 일을 시작하니 자리잡는게 쉽지 않고 인생의 기로에서 새 인생을 시작하는 것도 힘들더라"고 털어놓았다.
강 전 장관은 최근 연예인 등 자살하는 20대가 잇따르는 것에 대해 "좀 더 삶을 넓게, 여유있게 꾸려나가고 마음의 힘을 길러 순간순간에 매달리지 말았으면 한다" 고 당부했다.
간담회 도중 자신의 전 남편인 김태경씨가 언급되자 "내 이름으로 남아있는 빚이 상당해서 일을 열심히 해 갚아야 한다"며 "나 때문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개인적으로 명예를 손상하는 것이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변호사로서 개헌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개헌 문제는 법리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풀어나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답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이 "기자실에서 공부해 기사쓸 수 있는지 걱정"이라고 발언한 것을 거론한뒤 "(기자들이) 이슈에 몰입하지 말고 큰 흐름을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책 출간을 비롯해 자신의 행동이 정치적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필요하기도 하지만 비애감을 느끼고 유감스럽다"며 "어떤 정치적 시각으로 정해놓고 보면 그쪽만 보게 돼 실체는 못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꾸준히 춤을 배우고 있다는 강 전 장관은 이번주 녹화하는 KBS 2TV '낭독의 발견' 프로그램에 나가 자신의 스승과 살풀이 춤도 잠깐 보여줄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강 전 장관은 "전달한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면 앞으로 더 책을 내고 싶고 서울 시장 선거 등 최근 내가 겪은 일들을 기록 차원에서 글로 정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통상부 여성인권대사로도 활동중인 그는 국제결혼 여성이 한국이 오기 전 현지에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사전 교육 프로그램 실시에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