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법시험 준비생이 서울대 도서관에서 고시 서적 등을 훔치다 붙잡혔네요.
<기자>
요즘 신세대 고시생들은 안 그렇다고 하는데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고시책을 찢어서 먹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때문인지는 몰라도 책 값은 아끼지 말라는 게 보통 고시생들의 정설이죠.
그런데 이분, 책 값 조금 아끼려다 법정에 조금 빨리 가게 생겼습니다.
수의를 입고 말입니다.
지난 2003년 쯤 서울대 도서관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던 34살 문 모 씨.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며 뭔가 느낀 게 있었던지 3년 전.
느지막한 나이에 사법시험 준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고시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1차시험 벽을 넘기 쉽지 않았고요.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많이 위축됐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였는데요.
고시 공부 한때 하셨던 분들 잘 아시겠지만 고시책 값이 만만치 않다는 거죠.
그래서 문 씨 지난해 10월부터 책을 훔치면 되겠다 이렇게 생각을 바꿔 먹었습니다.
그리고 훔친 고시 서적이 자그마치 300권입니다.
노트북과 전자사전도 10여 개나 챙겼습니다.
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책 안에는 마그네틱 선이 붙어 있는데요.
대출실을 거치지 않고 검색대를 그냥 통과하면 소리가 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 내부자는 다릅니다.
문 씨는 지난 2003년에 서울대 도서관에서 공익근무 요원으로 활동했던 기억을 되새겼습니다.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검색대를 거치지 않고 책을 들고 나와서 경보음이 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았던 겁니다.
법 집행자가 되겠다던 만학도의 도둑질.
법, 이거 최소한이거든요.
하지만 책 300권은 법의 선처를 바라기엔 너무 멀리 온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