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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같은 설 연휴, 어떤 영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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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 연휴는 설이 일요일이어서 사흘밖에 안된다.

따라서 극장가도 예년 같은 호황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히려 연휴가 짧아 해외여행 등을 가기가 어정쩡한 사람들이 손쉽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영화관으로 몰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올해도 설 극장가는 어김없이 다양한 영화의 성찬(盛饌)을  차려놓고 방황하는 관객을 유혹할 채비다.

한국영화는 '1번가의 기적' '김관장vs김관장vs김관장' '복면달호' 등 설과 추석 연휴 극장가의 단골메뉴라는 코미디 위주로, 외화는 '더 퀸' '샬롯의 거미줄'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와 같이 작품성과 상업성을 겸비한 수작 위주로 라인업을 짜고 일전 불사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영화 : 올해도 코미디가 대세  

하지원·임창정 주연의 '1번가의 기적'(15일 개봉)이 가장 기대된다.

하지원·임창정과 함께 '색즉시공'을 히트시켰던 윤제균 감독이 이들과 4년  만 에 다시 만나 만든 '1번가의 기적'은 재개발로 인해 곧 사라져야 하는 달동네 주민의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터치로 담아냈다.

'건달 연기의 1인자'라는 임창정의 물오른 연기와 작품 곳곳에 센스 있게 배치한 코믹한 설정들이 관객을 부담없이 영화 속으로 빨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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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마무리가 아쉽기는 하지만 최근 만들어진 한국영화 중에서는 괜찮은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을 만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8일 개봉한 '김관장vs김관장vs김관장'은 신현준·최성국·권오중 등 '코믹 삼총사'를 앞세운 전형적인 코미디물이다.

각각 태껸(신현준), 검도(최성국), 쿵후(권오중) 도장 관장인 세 사람이 한 여자(오승현)를 사이에 놓고 벌이는 신경전을 코믹한 터치로 그렸다.

정황 설명 위주로 전개되는 전반부는 상당히 지루한 편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재밌어진다.

설 연휴 가족단위 관객이 부담없이 웃고 즐기기에 그럭저럭 괜찮은 코미디다.

15세 이상 관람가.

개그맨 이경규가 1992년 '복수혈전' 흥행 참패 이후 절치부심 끝에 14년 만에 영화 제작자로 재도전한 '복면달호'(15일 개봉) 역시 코미디물이다.

트로트를 소재로 한 영화로, 3년 만에 영화에 출연한 차태현이 록가수가 되고 싶었으나 엉뚱하게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게 된 뒤 우여곡절 끝에 스타가 되는 봉달호 역을 연기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평이한 내용과 함께 차태현의 노래 실력이 볼 만하지만 개연성이 부족한 이야기 전개는 눈에 거슬린다.

12세 이상 관람가.

김혜수가 바람난 유부녀 역으로 출연하는 '바람피기 좋은 날'(8일 개봉)은 유부녀의 불륜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쾌한 코미디로 요리했다.

러닝타임의 절반 이상이 베드신이지만 선정적이라기보다는 유쾌하고 코믹하다.

배우들의 연기도 무난하고 리얼리티도 뛰어나지만 주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결여돼 있어 어딘지 공허하다.

소재가 소재인지라 가족이 함께 볼 만한 영화는 아니다.

18세 이상 관람가.

1일 개봉해 첫 주에만 140만 명을 끌어들인 '그놈 목소리'는 설 연휴 상영하는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심각한' 영화다.

15년 전 발생했던 고(故) 이형호 군 유괴살해사건을 그대로 영화화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팩션 영화'가 장기인 박진표 감독이 '현상수배극'을 표방하며 선보인 영화로, 부모 역을 맡은 설경구ㆍ김남주의 몸을 던진 열연이 인상적이다.

"'공개수배 사건25시'를 굳이 돈을 주고 극장에서 볼 필요가 있느냐"는 냉소적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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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이상 관람가.

◇외화 : 작품성 겸비한 수작들 출사표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여주주연상 후보에 오른 '더 퀸'(15일 개봉)은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망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다이애나 사망사건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중심으로 한 영국 왕실의  분위 기와 숨겨진 진실을 흥미롭게 극화한 이 영화는 영미권에서 작품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엘리자베스 2세를 연기한 헬렌 미렌의 호연(好演)이 볼 만하다.

12세 이상 관람가.

애니메이션 '러그래츠(Rugrats)' 시리즈로 유명한 가보 쿠스포 감독과 '반지의 제왕' 특수효과팀이 손잡은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15일 개봉)는 설 연휴에 가족이 함께 보기에 안성맞춤인 판타지 영화다.

미국의 아동문학가 캐서린 패터슨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는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상과 교훈적 메시지가 인상적이며 탄탄한 줄거리와 화려한 특수효과가 돋보인다.

전체 관람가.

할리우드 아역스타 다코타 패닝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아동영화 '샬롯의 거미줄'(8일 개봉)은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1952년 출간된 이래 4천500만 부 이상 팔린 E.B.화이트의 동명 동화를 영화화한 '샬롯의 거미줄'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동들의 선의를 결코 배반하지 않는 따뜻한 온기가 흐르는 '착한' 영화다.

의인화된 거미 샬롯과 돼지 윌버 등 주인공 동물들이 사람처럼 말을 하는 설정으로 돼 있는 '동물 영화'인 '샬롯의 거미줄'은 지나치게 아동 취향으로 연출돼  어른들이 보기엔 상당히 지루할 수 있다.

줄리아 로버츠, 로버트 레드퍼드, 오프라 윈프리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동물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는 사실이 영화에 후광효과를 더해준다.

전체 관람가.

올해 이순(耳順)이 된 실베스터 스탤론이 '록키 5' 이후 16년 만에  만든  록키 영화 '록키 발보아'(15일 개봉)에 대해서는 평단의 반응이 엇갈린다.

"스탤론이 그동안 벌어놓은 돈이 다 떨어진 모양"이라는  비아냥거림이 있는가 하면 "권투영웅 록키가 진정한 인생영웅이 됐다"는 찬사도 들린다.

'록키 발보아'는 이제는 은퇴해 조그만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왕년의 복싱영웅 록키가 우연한 기회에 다시 링에 서게 되고 현 헤비급 세계 챔피언과 감동의 일전을 벌인다는 줄거리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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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록키 시리즈를 좋아했던 팬이라면 이제는 은퇴해 추억으로 살아가는 록키( 혹은 스탤론)의 모습에서 황혼에 접어든 인생의 의미와 함께 아련한 추억을 되살릴 수도 있겠다.

12세 이상 관람가.

스티븐 스필버그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각각 제작자와 감독으로 손을 잡았다는 것 때문에 화제가 되고 있는 '아버지의 깃발'(15일)은 전통적인 할리우드식 관점에서 다소 벗어난 미국식 전쟁영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과 일본군간에 벌어진 가장 치열한 전투였던  '이오지마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인 '아버지의 깃발'은 미디어와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미국적 애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이미지들이 많이 등장해 더 이상 미국을 '자유의 수호자'로 인식하지 않는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관객에게 감동을 줘야겠다는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종종 감상주의나 설교조의 대사로 빠지는 우를 범한다.

이미 할리우드가 주입하고자 하는 가치관에 많이 식상해있는 국내 관객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설 연휴까지 극장에 얼마나 걸려 있을지가 의문인 서사액션영화 '아포칼립토'(1일 개봉)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멜 깁슨이 세상에 내던진 또하나의 문제작이다.

끔찍한 살육장면들로 가득찬 이 영화는 멜 깁슨 특유의 기괴한 연출과 잔인한 장면들에 대한 극사실적 묘사로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른 어떤 영화와도 차별화되는 독창성이 돋보이지만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들이 많은 만큼 심장이 약한 관객은 보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청소년 관람불가.

이밖에 허우샤오셴 감독의 대만영화 '쓰리 타임즈'와 애덤 샌들러 주연의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 '클릭', 스칼릿 조핸슨·우디 앨런 주연의 코믹드라마 '스쿠프', 프랑스 영화 '파리의 연인들' 등도 설 연휴 극장가에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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