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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상 고대총장 '신임 투표 제안' 이유는

정면승부로 돌파구 마련 의도 추정…"표결 사안 아니다" 일부 교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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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고려대 이필상 총장이 제안한 신임 투표를 놓고 그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총장이 자신의 입을 통해 사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작년 연말 논란이 시작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장의 신임 투표 제안은 표절 논란이 장기화되며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정면승부'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전술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부 교수들이 표결사안이 아니라고 반발하며 투표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어 투표 실시 이후에 논란이 끝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궁지몰린 총장 '마지막 승부수'(?) = 이 총장의 제안에 대해 교내에서는 궁지에 몰린 총장이 마지막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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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교수의회의 진상조사위원회가 일부 논문에 대해 표절이라고 판단한데다 `음모론' 제기 이후 사태의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대학 내외부에서 흘러나오자 정면승부를 통해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려는 시도라는 것.

재단의 이사회 회의 개최 직전이라는 제안 시기와 표결을 통한 신임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추측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이 총장의 사퇴를 주장하는 한 교수는 "재단이 이 총장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다. 이길지 질지 모르는 투표를 제안한 것은 이 총장이 궁지에 몰렸다는 증거다"고 말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총장님이) 교수의회가 교수들의 대표성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교수들로부터 직접적인 의견을 들을 생각인 것 같다. 논란을 종식시켜 학교에 악영향이 끼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총장이 투표를 통해 교수들로부터 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 총장은 2002년 15대 총장 선거와 작년 16대 총장 선거 모두에서 교수의회(2002년은 교수평의회) 교수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적이 있지만 표절논란의 장기화는 이 총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표절논란이 50일 가까이 계속되고 `음모론'이 퍼지면서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이 총장이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표결제안' 놓고 교수들 찬반 분분 = 표결 제안 소식을 들은 교수들은 "바람직한 해결책"이라며 찬성하는 목소리와 "표결에 부칠 사안이 아니다"는 부정적인 반응으로 의견이 엇갈렸다.

이과대 A 교수는 "총장이 신임을 투표에 부친 것은 10∼20년 전의 관행을 지금 잣대로 소급 판정하지 말라는 자신의 의견과 과거 잘못도 현재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조사위의 결론을 저울질하라는 뜻인 것 같다"며 "조사위 결론과 총장의 소명서를 꼼꼼히 살펴본 뒤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사범대 B 교수는 "표절 논란이 장기간 계속돼 학교 이미지에 손상이 크다고 생각해 왔다. 표절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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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문과대 C 교수는 "표절인지 여부는 투표로 결정할 성질이 아니다. '지구가 둥근가 네모난가'를 투표로 결정하자는 것과 마찬가지의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표결 제안을 비판했다.

그는 "총장이 규정에도 없는 교수투표를 제안하며 표절 논란에 대해 물타기를 시도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 총장이 스스로 책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임' 결정돼도 논란 계속될 듯 = 이 총장의 의도대로 표결을 통해 신임을 받더라도 논문 표절 의혹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투표가 전례가 없는데다 관련 규정이 없어 강제성을 가지지 않는 `여론조사'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여기에 표결을 성립시키는 투표 참여율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투표율에 따라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

전자투표를 관리하는 주체가 실질적으로 총장의 산하 기관인 교원윤리위원회라는 것도 향후 공정성 시비를 낳을 가능성이 많다.

여기에 교수의회 의장단을 비롯해 일부 교수들이 투표에 불참할 것을 밝히고 있어 이 총장이 신임을 받는데 성공해도 사퇴를 주장하는 교수들은 뜻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수의회의 박성수 위원장은 "총장이 표절이라는 논란의 본질을 호도하려고 규정에도 없는 투표를 꺼내들었다고 판단해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표결이 시행된다면 결국 교수들의 직선제로 총장이 선출되기 때문에 재단의 입지가 곤란하게 만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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