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연합뉴스 사회면에 '학교폭력 가해학생 부모도 특별교육'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떴다. 말 그대로 학교폭력 예방차원에서 가해학생 부모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특별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겐 듣기에 따라선 귀가 솔깃할 수 있는 기사다. 하지만 이 기사는 완전히 오보다. 교육정책을 관장하는 교육부가 일신의 자유권을 침해할 수 있는 사법적 결정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이는 법무부 소관사항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담당과장은 이 기사가 나가자 서둘러 기자실로 내려와서 보도자료를 너무 확대해석한 것이라며 사실을 부인했다. 또 기사 가운데 학생들의 심야시간 인터넷 사용제한도 교육부 업무가 아니라며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연합뉴스 기자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한번 송고한 기사는 삭제할 수 없는 연합뉴스 특성인지도 모르겠다- 그 기사로 그대로 놔뒀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사실 연합뉴스는 일반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접하는 언론매체가 아니다. 방송이나 신문사에기사를 파는 통신사이기 때문에 방송이나 신문이 사실을 확인해 보고 이를 받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몇몇 신문사나 방송사가 이를 확인도 안하고, 이 기사를 그대로 전하는 것을 보고 기자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었다. 취재기자가 많지 않아 연합뉴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중소 언론사는 그렇다 하더라도 지상파 방송사 중 한곳에서도 이 내용을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다.
그들의 변을 들어보면, "오늘 써야할 기사가 별로 없다", "기사 쓰더라도 크게 탈나는 것 없지 않느냐", "데스크가 원하는 기사다" ...라는 식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우리 언론의 현실이다. 사실 보도가 아니라 면을 채우고, 윗사람 눈치때문에 기사를 쓰고 있다는 자기 고백이다.. 이 얼마나 국민을 우롱하는 짓인가?
물론 학교폭력을 줄여야 하는 점에서 가해학생의 부모에게도 특별한 교육을 시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타당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 주무부서인 법무부 소년과에서도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일부 검토하고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 그러나 법무부 담당부서에서 아직 초보적인 아이디어 차원인 만큼 기사화는 안된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기사를 받아서는 안된다.
하지만 오늘밤과 내일, 방송과 일부 신문을 통해서 한 연합기자의 오기(?)어린 기사가 마치 확정된 사실인 양 국민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기자로서 아니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이런 기사를 그대로 옮겨쓴 기자와 언론사엔 항의메일이라도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