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LIVE

백남준 선생 타계 1주기…예술세계 회고


Google 즐겨찾기에 SBS뉴스 추가

"남준이 언젠가는 돌아올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항상 혼자 해외를 다니고 나는 집에서 기다리곤 했죠."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타계 1주기를 맞아 뉴욕 소호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부인 구보타 시게코가 27일 오후 한국을 찾았다.

백남준의 유치원 동창인 수필가 이경희씨의 안내로 기자들을 만난 그는 지난해 3월 백남준의 49재에 맞춰 방한했을 당시보다는 한결 표정이 편안해졌고 건강도 좋아 보였다.

백남준을 기리는 모임이 만든 추모문집 'TV부처 白南準'을 넘겨보면서 "멋진 책이다. 남준도 무척 좋아할 것 같다"고 반겼고, 책에 소개된 사진들을 하나 하나 눈여겨보며 "그를 사랑한 사람들이 의미있는 일을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원래 공장이었던 건물을 사들여 개조한 집안 구석구석에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비롯해 백남준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말한 그는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있었던 추모행사에 참석했으며 특히 유럽에서 그를 애도하는 열기가 높은 것을 보고 많이 감동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또 "백남준과 함께 플럭서스 운동 멤버로 활동했던 예술가로 돌아가 백남준의 삶을 더듬어보는 자료 성격의 비디오를 만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의 비디오 작업은 백남준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독일 생활의 자료화면과 고국 방문 활동,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투병생활, 만년의 모습 등이 담긴 70분짜리 영상으로 29일 오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1주기 추모식 때 공개된다.

비디오에도 소개된 '섹슈얼 힐링'에 대해서는 "아주 젊고 예쁜 아가씨들이 도발적인 복장으로 나타나 백남준을 어린아이 다루듯 돌보는 일종의 자극 요법이었다"며 "아내로서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는 좋아했고 활력을 얻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추모문집에 실은 글을 통해 클린턴 대통령 초청 만찬 때 백남준의 바지가 흘러내린 일과 관련, "백남준이 쓰러진 후 체중이 줄어 바지가 헐렁해졌으나 의사는 벨트나 바지걸이로 몸을 너무 조이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기 때문에 그가 클린턴 대통령 부부에게 인사하기 위해 휠체어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그의 바지가 자동적으로 흘러내렸고, 그것은 순전히 사고였다"고 적었다.

구보타 여사가 소개한 백남준의 마지막 나날들은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다.

"부유한 집안 출신이었지만 스스로 가난한 삶, 외로운 삶을 선택한 사람이었죠.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고국을 그리워했어요. 또 쓰러진 후에는 '삶이 불공평하다'고 한탄하곤 했죠."

"그는 평생 돈을 싫어했습니다. 예술은 돈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고 늘 말했지요."

구보타 여사는 백남준의 기일인 29일 오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의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봉은사에서 추모재를 올리고 추모문집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며, 2월2일에는 경기도의 백남준 미술관 건립부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오늘의 숏뉴스
숏뉴스를 불러오지 못했습니다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