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참가하려고 합니다. 후지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아'를 보고 있는 일본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일본어로 말할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SBS TV 월화드라마 '사랑하는 사람아'(극본 최윤정, 연출 정세호)의 SBS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면 눈에 띄는 코너가 있다. '일본인이 보는 사사('사랑하는 사람아'의 약칭)'. 말 그대로 일본인이 운영하는 이 코너에는 일본어와 함께 인터넷 한국어 번역기로 자동 번역된 '어설픈' 한국어가 공존하고 있다. 내용은 온통 드라마와 주연배우들에 대한 감상평과 찬사. 일본 내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이번에는 한국 드라마 사이트에 자신만의 코너를 개설하고 운영하는 일본인이 등장한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일본 도쿄에 살고 있는 회사원 후지 와다야에(33) 씨. SBS가 드라마별로 모집하는 UCC 콘텐츠의 일환으로 12일부터 가동된 이 코너를 통해 후지 씨는 드라마 매회 시청소감과 주연배우 김동완의 연기 등에 대해 열정적인 감정을 토로해내고 있다. 그와 e-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처음에 김동완 씨를 일본에서 지난해 봄에 개봉한 영화 '돌려차기'를 통해 알게 됐다. 그 후 그가 그룹 신화의 멤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그는 "그러다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을 보며 김동완 씨를 정말 좋아하게 됐다. 연기자로서도 매우 정직하고 무슨 일에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존경하고 있다"고 밝혔다.
'궁' '내 이름은 김삼순' '프라하의 연인' '무적의 낙하산 요원' 등 최근작까지 한국 드라마를 두루 섭렵한 그는 "인터넷으로 한국 드라마를 리얼타임으로 보고 있는 일본인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접속 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많아 매끄럽게 감상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는 일본 드라마와 비교해 한국 드라마가 좋은 이유에 대해 "한국 드라마는 중독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한국 드라마에서 재미를 찾아내면 계속 보고 싶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 드라마가 일본 드라마보다 방송 시간이 긴 것도 매력일지 모릅니다. 또 등장인물의 마음의 움직임 등을 정성스럽게 그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사람아'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등장인물의 마음의 움직임이 차분히 그려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동완 씨랑 다른 연기자들의 연기도 진실성이 있어 훌륭합니다. 매일 기다려집니다!"
그렇다면 그는 언어의 장벽은 어떻게 넘고 있을까.
이에 대해 후지 씨는 "자막이 없는 문제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물론 다소 걱정은 했지만 말을 알아듣지 못해도 연기자들의 표정으로 감정의 움직임 등이 전해져 온다. 또 반대로 말을 모르면 연기자의 표정 등을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된다"고 밝혀졌다.
그러나 그 역시 '한류 팬'답게 기본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 상태. 2년 전부터 독학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주 1회씩 한국어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는 한국 드라마 시청자들 사이에서 쓰이는 '폐인'이라는 말까지 사용하게 됐다. 그는 스스로를 '사사 폐인'이라 부른다.
후지 씨는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를 간접체험하는 것도 큰 재미라도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아'에서 한은정 씨가 출산한 후 온돌방 병실에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또 평소 느끼고 있는 것인데 최근 일본에서는 연장자에 대한 존경심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드라마를 통해 연장자를 존경하는 모습을 접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후지 씨 같은 열성 팬들과 달리 배용준의 '겨울연가'가 터뜨린 일본 내 한류 열풍은 예전과 같지 않다.
이에 대해 그는 "한때와 같은 폭발적인 인기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일본 내에서 한국 드라마는 이미 하나의 장르로 확립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일본 사람들은 낮 시간에 지상파 방송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을 일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나처럼 한국 드라마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도 정말 많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가 능숙지 않은 까닭에 재방송과 다시보기 VOD 서비스를 통해 여운을 곱씹으며 '사랑하는 사람아'를 몇 번씩 보고 있다는 그는 "이 코너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즐기는 일본인이 보고 느낀 것, 한국 드라마에 국경이 없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며 드라마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과시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