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에게 16일 징역 6년이 구형됨에 따라 '글로벌 기업 도약의 원년'을 선포하며 2007년 새해를 연 정 회장의 경영 행보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법원이 정 회장에 대해 검찰의 구형처럼 실형을 선고할 경우 거대기업 현대차그룹은 또다시 선장을 잃은 배처럼 표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 지난해 정 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건설 등 국내외 핵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적지않은 애로를 겪어야 했다.
이번에 정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게 되면 현대차그룹은 당장 대외신인도 추락이라는 난제에 직면하게 된다.
우선 현대차가 기치를 내걸고 있는 '글로벌 리더로의 도약'에의 즉각적인 장애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아차는 오는 3월 슬로바키아 공장 준공식을 앞두고 있으며, 이어 현대차의 체코 공장 기공식이 예정된 상태다.
현대·기아차는 이들 공장의 준공.기공식을 통해 유럽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세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나, '세 확장'은 커녕 정 회장이 유럽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또한 해외 생산거점 건설 사업의 경우 이미 마련된 사업계획에 따라 일정부분 진척될 수 있겠으나, 점차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화의 '안정·체계적인 점검 및 관리'라는 당면 과제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이 연초 신년사를 통해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를 추진해 오면서 직면하는 위험요인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내실있는 체제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며 '글로벌 경영 안정화'에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의 경영 공백이 또다시 되풀이될 경우 환율문제로 해외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로서는 ▲해외시장에서의 차 판매 감소 ▲브랜드 이미지 추락 ▲경쟁사의 추격 등의 다양한 악재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나빠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며 "현대.기아차가 가뜩이나 환율문제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정 회장이 실형을 받는다면 이는 판매감소로 직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2006 독일월드컵 공식후원사로 나섰으나, 정 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그 홍보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던 것처럼 브랜드 파워 강화를 위한 현대차의 각종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나아가 정 회장의 '옥중 경영'이 현실화되면 연초부터 불거진 노사문제를 비롯,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등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차 사태를 겪으며 현대차그룹은 '시스템 경영 구축'을 선언하며 실행에 옮겨왔으나, 정 회장이 의사결정 구조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는 기존의 경영체계가 완전히 탈바꿈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큰 배를 운영할 선장이 갑자기 없어진다면 그 파장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