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동연 의원의 탈당 의사 표명을 계기로 열린우리당의 분화가 가시권에 접어든 가운데 실제로 '선도탈당'의 규모가 얼마나 될 것인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약 선도탈당을 결행할 의원의 규모가 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명 선을 넘을 경우 내달 14일로 예정된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는 유명무실하게 되고, 여당은 급속히 해체의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통합신당파 의원들 중에서도 염 의원의 탈당의사 표명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다수여서 당장 행동에 나설 의원은 두자릿수를 넘지 않는다는 관측이 많고, 공개적으로 선도탈당을 거론하는 의원도 염동연, 이계안 의원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계안 의원은 8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국회의원으로서, 그것도 지역구 의원으로서 (현재의 당 상황에 대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어야 하는지 몸 담고 있는 당을 떠나야 하는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탈당을 고려중임을 밝혔다.
이 의원은 염 의원이 지난 2005년 4월 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 출마했을 때 경선 선대본부장을 맡았을 정도로 염 의원과 절친한 사이다.
선도탈당 대열에는 염 의원과 이 의원 외에도 임종석, 김낙순 의원 등 일부 수도권 초.재선 의원, 일부 호남권 의원 등이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물꼬가 한 번 터지면 20-30명의 의원들이 곧바로 탈당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먼저 신당의 정책비전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한 뒤 소수파는 목소리를 낮추거나 제 갈 길을 가거나 해야 한다"면서 탈당 규모에 대해서는 "겉으로 소리내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20-30명은 훌쩍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도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염 의원 등의 탈당 시사 발언에 대해 "두 분의 충정을 이해하고 있고, 어떤 의미에선 창조적 파괴를 감수하고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안이하고 무원칙한 미봉에 그칠 경우 비상한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선도탈당의 시점은 사수파 당원들이 서울 남부지법에 낸 기간당원제 폐지 취소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리가 이뤄지는 오는 11일 이후나 전당대회준비위에서의 논의 결과가 나오는 20일을 전후한 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낙순 의원은 "20일까지 전대의제를 결정 못하면 한없이 끌려갈 수는 없다"며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호남권 의원들은 자신들이 앞장설 경우 '호남당'으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일단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으나 선도탈당의 흐름이 잡히면 곧바로 합류할 가능성이 매우 큰 그룹이다.
호남권 의원들까지 가세하면 탈당의원의 규모는 40명 선을 쉽게 넘게 된다.
이와 관련, 중도실용파를 표방하는 희망21 소속 양형일, 우윤근, 박영선 의원 등은 이날 낮 오찬회동을 갖고 선도탈당론 등 당내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양형일 의원은 "염 의원의 탈당 발언은 시기적으로 빠르지만, 당에 대해 답답하게 생각하는 의원들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면서 "아직 당내 분위기나 여건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았지만, 11일 법원에서 심리 후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거나 20일까지 전대준비위에서 전대 성격과 의제에 대한 합의가 안되면 선도탈당이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윤근 의원은 "나 자신도 호남의원이지만, 호남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움직이게 되면 진정성과는 별개로 `호남당'이라고 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에 (호남의원들의) 집단적 선도탈당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선도탈당론에 대해 사수파인 신기남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열린우리당에 대해 마음이 떠난 분들은 앞 길을 막지 말고 탈당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