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 부개역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역무과장 김행균 씨입니다.
[춥고 그러니까 순회를 자주 해야 된다.]
[예, 알겠습니다.]
사무실보다는 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승객들의 안전과 불편사항을 점검하는 것이 주요 일과입니다.
[안쪽으로 오면 절대 안 돼요.]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하던 김행균 씨가 전동휠체어를 탄 승객을 발견하고 매표소로 달려갑니다.
불편해 보이는 두 다리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김행균 씨 역시 장애인입니다.
올해로 경력 26년의 베테랑 역무원 김 씨가 다리를 잃은 것은 3년 전 일입니다.
지난 2003년 7월, 아이를 구하기 위해 선로로 뛰어내린 김 씨는 아이는 구해 놨지만 열차를 피하지 못해 다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사고 후 1년 간 일곱 차례의 대수술을 받았지만 왼쪽 무릎 아래와 오른쪽 발등을 절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고 이후 인터넷에는 수 천 명의 시민들의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올라왔고, 김 씨의 이야기를 담은 책도 출간됐습니다.
[김행균(46세)/지하철 1호선 부개역 역무과장 : 수술이 아무리 잘돼도 정든 철도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상당히 걱정도 많이 했고 실 불가능하지 않나 생각도 많이 했는데 끝까지 포기는 안 했다.]
1년 간 힘든 재활기간을 보낸 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면서 꿋꿋하게 일어나는데 성공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일반인들도 하기 힘든 킬리만자로 등정에 성공해 꿈에 그리던 정든 철도역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불편하신 건 없으십니까?) 이제 적응이 되어서..]
역으로 다시 돌아온 후, 매순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승객들을 살핀다는 김행균 씨.
새로 시작된 역무원 생활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지만, 각오 역시 단단합니다.
[김행균(46세)/지하철 1호선 부개역 역무과장 : 정든 철도에 다시 돌아와서 앞으로 퇴직할 때까지 시민의 발이 되겠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인생의 절반 이상을 열차와 함께 보낸 철도원 김행균 씨.
또다시 위급한 순간이 와도 주저 없이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행균 씨와 같이 자신이 일하는 일터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진정한 나눔이 아닐까요.
(이현주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