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국무회의 모두 발언>
빛깔이 좋고 냄새가 좋고 그다음 맛이 좋으면 그걸 좋은 술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뒤가 깨끗해야 그게 좋은 술입니다.
대통령이 할 말은 한 것 같은데, 표현 과정에서 좀 절제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이리저리 시비에 휘말립니다. 여러분들 보기 미안합니다. 미안하고요.
또 이제 앉은 자리 대화체 연설을 하게 될 때는 가끔 제 연설이 좀 이렇게 표현이 좀 이렇게 과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후보 때도 그랬고 대통령 돼도 그렇습니다.
변하지 못해서 탈입니다. 탈인데, 변하지 않았으니까 계속 사랑해 주십시오.
고 건 총리하고 자꾸 싸운다 싸운다 이렇게 보도가 되고 있고 한데, 실제로 제가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 것뿐입니다.
그런데 하도 보도들이 싸운다 이렇게 구도를 잡아서 나오기 때문에 계속 싸우는 것처럼 보이고 또 좀 흉하게 보이고 그럴 것입니다.
그런데 거듭 말씀드리거니와 제가 해명했을 뿐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분을 비방하거나 비판해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제가 섭섭한 얘기를 한 말씀 꼭 좀 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두 번 세 번 해명을 했는데도 전혀 미안하다는 표정이 없어서 섭섭하다는 말씀을 꼭 좀 드리고 싶습니다. (쪽지를 꺼내며)
나는 술뿐만 아니라 사람도 뒷모습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대통령이 동네북이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제 잘못이라 생각하고 또 한편으로는 민주주의의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좋은 사람들이 있고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대통령을 동네북처럼 이렇게 두드리면 저도 매우 섭섭하고 때로는 분합니다.
난 장관 7개월 만에 보도를 통해서 제 해임 소식을 듣고 그만두었습니다만, 나는 지금까지 그 대통령을 비방하거나 그렇게 비판해서 말한 일이 없습니다.
한때 차별화가 그렇게 유행하던 시절 기자들이 매일 찾아와서 당신 차별화하지 않냐라고 그렇게 부추기던 시절에도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제 강연 자료나 연설 자료에 다 남아있지만 끝까지 나는 김대중 대통령을 변호했고 국민의 정부를 변호하는 말만 그렇게 해 왔습니다.
재직 중에는 제가 좀 할 말을 하고 할 말 못할 말 해서 좀 시끄러웠던 일이 있었지만 그만두고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저와 인연이 있어 만났습니다.
그런데 내각이라는 것은 정부라는 것은 뜻이 같아서 같이 일하는 것입니다.
만났을 때 뜻을 맞추어서 열심히 좀 해 주시고요. 할 말 있으면 계실 때 많이 해 주시고요.
뭐 때로는 자리를 걸고라도 할 수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헤어진 뒤에 우리 뒷모습을 서로 아름답게 그렇게 관리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제가 공격을 받았습니다만 참아 왔는데, 앞으로는 하나하나 해명하고 대응할 생각입니다. 할 일도 열심히 하고 할 말도 다 할 생각입니다.
할 말 한 다고 국정이 결코 소홀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 귀찮고 힘든 만큼 저도 국정을 또박또박 챙겨나가겠습니다.
열심히 좀 해 주시고요.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