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었던 지난 17일 석탄사업 사양화로 버려진 검은 땅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폐광촌에도 흰 눈이 펑펑 내렸다.
하지만 거리에 소복이 쌓이는 하얀 눈에 마냥 신이 나야할 철암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의 마음은 근심으로 가득 찼다.
이틀 밤만 더 자면 서울 구경을 가는데 눈으로 미끄러워진 길 때문에 버스가 서울에 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18일 월요일 아침 "내일 예정대로 서울로 도시 체험학습을 간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이 학교 6학년 교실에는 다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법무법인 광장은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 해운센터 본관 26층 대강당에서 개최하는 송년 음악회에 철암초등학교 6학년 23명 전원을 특별손님으로 초청했다.
방과후 아이들의 유일한 공부방이자 놀이터였던 '철암 어린이 도시관'이 문을 닫을 위기를 맞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법무법인 광장은 폐광촌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작은 계기라도 만들어 주자는 데 선뜻 의견을 모았다.
이번 결정에는 철암초교 졸업생(81년 졸업)인 법무법인 광장 권순옥 대외협력실장의 어렵게 공부하고 있는 어린 후배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도 한 몫 했다.
권 실장은 "저 역시 광부의 아들로 검은 석탄만을 보며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다"며 "부족한 선배지만 어린 후배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더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철암초교 6학년 학생 전원은 19일 오전 6시30분 버스를 타고 철암을 출발해 서울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서울타워, 청와대 등 서울 구경을 하고 오후에는 법무법인 광장 사내 합창단 '레가토' 공연 등으로 진행되는 송년 음악회를 관람한다.
이날 송년 음악회 자리에서 철암초교 어린이들에게 공부방 건립기금을 전달할 법무법인 광장은 앞으로도 매년 철암초교 6학년 어린이들을 송년 음악회에 초대하기로 하는 등 폐광촌 아이들과의 아름다운 인연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철암초교 6학년 박복순 담임선생님은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서울 나들이조차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준 법무법인 광장에 정말 감사한다"며 "지난 주말 검은 땅 철암을 순백의 세상으로 만들어준 하얀 눈처럼 오늘 아이들의 눈빛도 설렘으로 밝게 빛나고 있다"고 자랑했다.
(태백=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