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일심회를 직접 '간첩단'으로 규정하지는 않고 있다.
간첩단이란 말이 법률용어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수사 초기에 이미 이 사건을 '간첩단 사건'이라고 밝혔고 검찰도 '단선연계 및 복선포치형 간첩조직'이나 '이적단체' 등으로 결론 내리는 등 공안당국도 하나의 '단(團)'으로 묶고 있다.
검찰은 북한이 그동안 남한내 지하당 등 비합법 조직을 구축하는데 주안점을 뒀지만 일심회 사건에서는 이보다 더 나아가 기존 정당의 중앙당 및 서울시당에 침투해 통일전선체를 구축하려 한 것이 다른 간첩사건과 다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일심회 결성 = 검찰에 따르면 장민호씨는 1987년 미국에서 만난 친북 재미교포 김형성(가명)에게 포섭돼 1989년 2월 스위스와 체코 등을 거쳐 북한에 들어가 1주일 정도 체류하면서 북한 대외연락부(당시 사회문화부)에서 주체사상 등을 집중 학습했다.
그는 1998년 1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남한 내에 통일사업 조직을 꾸리라'는 지령을 받은 뒤 고교 동문 모임에서 만난 손정목씨와 사업상 알게 된 이진강씨, 이정훈씨를 접촉해 "북한과 통일사업을 하는데 조직을 같이하자"고 제의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들이 2002년 1월 장씨를 최상부 조직원으로 하고 나머지 3명이 하부 조직원으로 하는 조직을 만들기로 하고 이름을 '모두 한마음이 되어 통일을 이룩하자'는 의미로 '일심회'로 지은 뒤 북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 일심회 성격 = 검찰은 일심회가 남한에 통일전선체를 구축한 뒤 궁극적으로 소위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고 연방제 통일을 완성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결성된 이적단체로 보고 있다.
검찰은 대법원 판례 50여건을 분석하고 수사에 투입된 검사들이 모두 모여 난상 토론을 벌인 결과, 당초 국정원이 송치한 반국가단체가 아닌 이적단체로 의율해 기소하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변란을 직접적이고 1차적인 목표로 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반국가단체로 규정할 수 있는데 그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강령은 북한의 전위조직인 '한국민족민주전선'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으로부(한민전, 2005년 3월 반제민전으로 개칭)의 10대 강령을 그대로 따르고 사업규율(토론으로 합의를 도출하면 무조건 관철한다), 생활규율(검소한 생활을 하고 자신과 조직을 보위한다), 조직규율(단선 연계 복선포치의 조직 운영 원칙을 준수한다)도 만든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조직 형태는 상하 조직원만 1대1로 접촉하고 상위 조직원은 하위 조직원을 여러명 두되 하위 조직원끼리 서로 알 수 없도록 차단하는 '단선연계(單線連繫) 및 복선 포치(複線布置)' 혼합형이다.
◇ 조직 확대 및 활동 = 검찰은 2005년 2월 손씨가 최기영씨를 하부조직원으로 포섭했다고 밝혔다.
또 장씨의 하부조직원 3명이 한민전 강령을 기본으로 하위조직 결성을 개별적으로 추진해 이정훈씨가 '선군정치동지회'와 '8.25동지회'를, 이진강씨가 '백두회'를 결성했고 손씨와 최씨의 조직은 장씨의 대북보고 문건에 '회'로만 언급돼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세포가 스스로 번식하듯 각 조직원이 다시 중간 총책이 돼 독자 조직을 꾸려나가는 형태라는 것이다.
이들 조직원 4명은 장씨 주선으로 1998년부터 올해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공작원을 직접 만나 활동 상황을 보고하고 구두나 인터넷을 통해 22건의 지령을 받았으며 각종 국가기밀을 모아 장씨를 통해 북한에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같은 활동을 통해 장씨는 조국통일상과 노력훈장, 손씨는 조국통일상, 두 이씨는 노력훈장을 각각 받았고 공작금도 수령했다고 덧붙였다.
공안당국이 이들 5명을 8일 간첩 혐의로 일괄 기소하고 일심회 하부조직에 대한 수사를 계속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하부조직이 실체를 드러낼지, 단순히 이들의 '공허한 꿈'에 지나지 않았는지, 변호인단이나 구속자들 주장대로 일심회조차 실체가 없는 조직인지 등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