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악계 발전을 놓고 조성된 기금 30억원이 마땅한 사용처를 찾지 못해 6년째 낮잠을 자고 있다.
기금을 조성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이를 전달받은 예술의전당 간의 이견 때문이다.
지난해 5월 타계한 고(故) 박성용 금호아시아그룹 명예회장은 2000년 음악 발전 기금 30억 원을 조성해 이를 '금호예술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예술의전당에 전달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예술의전당은 당시 콩쿠르 운영, 영재 지원 사업 등 경비로 쓰기로 약정했다.
약정서에 명기된 이외 목적으로 사용하면 기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양측은 그동안 기금 활용 방안을 놓고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예술의전당은 그동안 기금의 이자만으로는 콩쿠르를 신설·운영하기 어려워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교향악 축제' 협연자 오디션 상금 등 다른 활용 방안을 금호측에 제시했지만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
하루라도 빨리 박성용 회장의 유지가 지켜지기를 바라는 금호측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
금호측은 약정서에 사인한 대로 기금이 쓰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측은 7일 "좋은 뜻에서 기금을 내놓았는데, 이런 문제가 생겨 안타깝다"면서 약정서대로 기금을 사용할 것을 예술의전당측에 촉구했다.
예술의전당측은 "그동안 저금리 기조로 기금의 이자가 얼마 안돼 콩쿠르를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조만간 금호측을 다시 만나 합의점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