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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수사' 법원-검찰 막판까지 갈등

구속·체포영장 12번 기각…대법원 재항고까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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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올해 3월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에 착수한 뒤 지난달까지 영장 문제를 놓고 줄곧 법원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은 "법원이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격한 감정을 수시로 쏟아냈고, 법원도 "해외에서 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법대로 엄격하게 심사했을 뿐이다"며 무리한 수사를 지적하는 등 갈등은 막판까지 계속됐다.

9개월 가량 진행된 수사 과정에서 체포·구속영장 기각만 12번이었다.

이 때문에 이용훈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외환은행의 민사 소송을 수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자, 법원은 영장 기각에 불만을 품은 검찰이 수임 자료를 고의로 흘려 사법부의 도덕성을 훼손시켰다고 흥분하면서 전면전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잇따른 영장기각은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구속 등 법조 비리 수사에 대한 법원의 불만 표출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불구속 수사 원칙을 강조한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에 따른 결과라는 추론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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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장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고, 수사 결과보다 영장 갈등이 더 많은 논쟁의 대상이 됐다.

검찰이 올해 3월 말 론스타의 국내 본사를 압수수색할 때만 해도 영장 문제는 표면으로 불거지지 않았다.

그러나 5월 10일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 대표와 오성인 전 허드슨코리아 자산관리 팀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헐값매각 의혹 수사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7월에는 외환은행이 조성한 비자금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던 박제용 한국투자공사 상무의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정헌주 허드슨 코리아 대표의 영장도 발부되지 않았다.

검찰은 론스타 한국지사의 최고 책임자들을 조사해야 미국 본사의 불법 행위를 밝혀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법원은 배임 성립 여부조차 불투명하다며 유회원·정헌주씨의 신병확보 요구를 거부했다.

검찰과 법원의 신경전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론스타 미국 본사의 엘리스 쇼트 부회장의 체포영장과 유회원 대표의 구속영장이 함께 기각됐을 때였다.

검찰은 10월 31일 2003년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이 인수합병할 때 론스타가 고의로 감자설을 흘려 외환카드 주가를 떨어뜨린 정황을 잡고 두 사람의 체포영장과 유회원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검찰이 기소를 전제로 체포영장을 청구해야 함에도 이런 내용을 명시하지 않은 채 수사 목적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주가조작 의혹에 법원이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이 적지 않았다.

검찰도 "한 마디로 코미디다"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영장 기각에 대한 반발로 검찰이 기각 당일 한 글자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영장을 재청구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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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수사기획관은 "형사사법 정의의 구현은 검찰만의 책임이 아니다. 만에 하나 이번 사건이 제대로 규명이 되지 않는다면 법원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영장 기각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은 토씨 하나 고치지 않은 영장을 다시 기각했고, 검찰은 "수사 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법원 책임론을 제기했다.

검찰은 "다른 법관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며 증거 자료를 보완해 다시 영장을 청구했지만, 쇼트 부회장 등의 체포영장만 발부됐고 정작 핵심 인물인 유 대표의 구속영장은 네번째 기각됐다.

2003년에는 단 한 건의 영장도 기각되지 않았던 대검 중수부의 `프리미엄'을 계산에 넣지 않더라도 검찰의 상징인 중수부가 청구한 특정 피의자의 영장이 네 차례 기각된 것은 사법 사상 처음이었다.

더 이상 유 대표의 영장을 청구하는 게 불가능해진 검찰은 시간에 쫓기면서도 영장 준항고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영장 발부 여부는 준항고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도 바뀔 시점이 됐다며 유 대표 영장 기각을 법원이 다시 판단해 달라는 것이었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는 준항고를 기각했고 검찰은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시점에 이상훈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민병훈 영장전담부장판사,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이 사적인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했던 것도 구설에 올랐다.

수사를 마무리할 시점이 코 앞에 다가오는데도 검찰은 유 대표의 영장 기각 문제에 발목이 잡혀 3주를 보냈고 밖으로는 외신을 통해 한국 검찰을 비난하는 론스타와 '장외전'을 치러야 했다.

어쨌든 국민적 의혹을 받고 있는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은 검찰과 법원 모두에 불구속 수사 원칙과 인신 구속을 통한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오래된 화두를 다시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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