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고대 중국의 가장 오래된 약학서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은 360가지 약물을 효능에 따라 상약(上藥), 중약(中藥), 하약(下藥)의 3등급으로 분류하면서 그 중 하나로 가물치에 해당하는 동어(동<魚+同>魚)를 거론한다.
한국 고대목간을 연구하는 국립중앙박물관 고고부 이용현 박사는 경주 안압지 출토 신라시대 목간(木簡) 자료 중 하나에서 가물치에 해당하는 '가화어'(加火魚)라는 문구를 판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이를 통해 신라시대 식생활의 일면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외에도 안압지 목간들에서는 전복에 해당하는 '생포'(生鮑), 고성(高城·지금의 강원 고성)에서 경주로 가져온 물고기 절임 젓갈, 노루(獐), 돼지 혹은 돼지 육수에 해당하는 저수(猪水·猪는 집돼지가 아닌 멧돼지), 소(牛), 술(汁), 그리고 아교(阿膠) 등의 약물에 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2일 대우재단빌딩에서 열리는 한국역사연구회 기획발표회에서 이 박사는 이와 같은 분석자료와 더불어 이들 목간이 기본적으로는 물품의 꼬리표, 즉 부찰(付札)이었다는 기존 주장을 더욱 강화한다.
나아가 그는 이들 식품이나 약품은 대체로 옹기나 토기에 담겨 용기별, 제조연월일, 제조원, 등품(等品)별로 체계적으로 관리되었음을 알게 하며, 특정 목간에서는 '缶'(부)나 '瓮'(옹·둘 다 물건을 담는 용기의 일종)과 같은 글자가 보이는 점에 유의한다면 신라인들이 이들 의식료품을 "오늘날의 통조림에 유사한" 형태로 관리했음을 엿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들은 발표회장에서 많은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예컨대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가 2004년 발간한 한국고대목간 자료집성집인 '한국의 고대목간'이 188번이란 번호를 부여한 목간에서 이 박사가 '가화어'라고 주장한 대목의 경우, '魚'라는 글자는 분명해 보이지만 '加'는 판독불능에 가까우며, '火'라고 판독한 글자 또한 이보다는 '大'에 가깝기 때문이다.
한국고대서예사 전공인 손환일 박사는 이 문구를 '永大魚' 정도로 판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 박사가 생포(生鮑)라고 판독한 글자를 과연 그렇게 볼 수 있는지, 그의 주장처럼 '罐'(관)의 약자인 '缶'(부)를 현대 통조림의 깡통쯤에 해당하는 도구로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치열한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회에서 동국대 이경섭씨는 함안 성산산성 출토 목간 자료 중 기존에 두루마리 종이 문서의 인덱스용 카드와 비슷한 제첨축(題籤軸)으로 보고된 7점 중 제첨축이라고 확신할 만한 유물은 2점이라는 주장을 발표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