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최근 3분기 연속 0%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 10월 말 발표된 속보치보다 소폭 상승하며 올들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오히려 소폭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05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물가 등을 감안한 국민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4분기에 기록한 작년 동기대비 0.0% 증가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된 것이나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4.4분기(-6.1%)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전분기 대비 실질 GNI 증가율은 지난해에는 연간 3.8%에 달했으나 올 1.4분기 0.5%, 2.4분기 0.0%에 이어 3분기 연속 0%대를 유지하면서 올들어 3.4분기까지 증가율도 작년 동기에 비해 0.2%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한은은 최근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돼 실질 무역손실이 늘어난 데다 이자 등 요소소득의 국외지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4분기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 손실액은 12조4천232억원에 달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명목 국민총소득은 금융보험업과 보건.사회복지사업이 높은 증가세를 보인데 힘입어 작년 동기에 비해 3.5% 늘어나 전분기의 2.9% 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커졌다.
지난 3.4분기 실질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증가해 올들어 3.4분기까지 GDP성장률은 3.5%를 기록했다.
실질 GDP 증가율은 지난 10월 말 발표된 속보치 4.4%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각각 0.3%포인트와 0.1%포인트의 추가 상승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3.4분기에 기록한 4.7% 증가율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진 것이다.
지출항목별로는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각각 4.2%와 4.0% 늘어나 비교적 호조세를 나타냈으나, 건설투자는 0.4% 증가하는데 그쳐 건설경기의 부진이 계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이 7.1%나 급증했으며 서비스업도 3.4% 늘어나 지난 2002년 4.4분기(7.3%)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역시 건설업은 0.6% 증가에 그쳤다.
성장 기여도에서는 전체 성장률 4.4% 가운데 내수가 3.2%포인트로 가장 높았으며 수출이 1.3%포인트,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등 총자본형성이 0.6%포인트 등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3.4분기 총저축률은 33.3%로 작년동기의 35.2%에 비해 1.9%포인트 떨어지며 3.4분기로는 지난 2002년(30.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총 투자율은 30.7%로 나타났다.
총저축률의 하락은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3.5%)이 최종소비지출 증가율(6.4%)를 하회한데 따른 것으로, 이는 국민들이 소득 증가만큼 소비지출을 늘리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수출물가가 떨어진 반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돼 실질 GNI 증가율이 답보상태에 있다"며 "결국 GDP 증가율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소득증가를 체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