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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데뷔작서 "희망의 메시지 담았죠"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제작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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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신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제작 모호필름)가 9일 서울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이 영화는 "멜로영화를 하고 싶다"는 박 감독의 바람이 현실로 이뤄진 최초의 영화.

장르 또한 멜로에 코미디가 접목된 로맨틱 코미디다.

박 감독의 전작에 비해 내용과 표현 면에서 많이 밝아졌다.

이 영화는 '월드 스타'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정지훈(비)과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영화배우 임수정이 주연으로 출연해 더욱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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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에게는 영화 데뷔작이다.

영화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믿는 여자 영군(임수정)과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일순(정지훈)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

제작보고회에는 박 감독과 정지훈, 임수정 등이 참여했다.

박 감독은 "신선하고 과일향기가 날 것 같은 그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고, 임수정은 "영군이라는 캐릭터를 백지상태의 캐릭터라고 생각해 자유롭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일순 역할을 맡은 정지훈은 "감독님과 제 짝꿍 임수정 씨, 그밖에 스태프,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해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감독, 배우들과의 일문일답.

-- 영화 속에서 사물과 대화를 한다. 혹시 평소에도 그런 습관이 있나.

▲ 사물과 대화한 적은 없다(웃음).

처음에 시나리오 보고 이 부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물이든 기계든 벽이든 진심으로 그것들과 이야기를 한다는 마음가짐만 갖고 있으면 연기도 진짜처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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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대화하듯이 연기했다.(임수정·이하 임)

-- 영화 속에서 다른 사람의 캐릭터를 훔치는 역할이다.

▲ 사실 캐릭터를 훔친다는 것은 남의 것을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숙지한다는 뜻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많이 한다.

주위에 특이한 캐릭터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성대모사를 많이 하는 편이다.(정지훈·이하 정)

-- 독특한 멜로를 만들게 된 계기는.

▲ 영화를 구상할 때 로맨스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만큼이나 또 하나 중요한 개념이 있었다.

병원에 있는 환자를 묘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두 개의 아이디어가 하나로 결합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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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좀 독특한 로맨스 영화가 될 수 있었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각자 독자적인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정상인의 눈에는 망상이고 비현실적인 세계지만 당사자들에게 절박하고 유일한 세계다.

그 사람들의 마음에서는 그것이 현실적인 세계인 것이다.

그런 사람들끼리 우주가 통하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 공간은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다른 이름이 아닐까 생각한다.(박찬욱 감독·이하 박)

-- 영화를 촬영하면서 자신만의 내면 세계를 새롭게 발견한 적이 있나.

▲ 감독님이 내 안에 잠재돼 있는 또 다른 캐릭터를 일깨워 주셨다.

내가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고 많이 느꼈다.

저만의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무엇이든지 할 때는 진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가치관이나 잣대로서는 진실해야 한다는 나만의 세계가 있다.

일순의 캐릭터를 통해 내가 하지 못했고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현장에서 즐겁게 대화하면서, 연습하면서 꺼내놓았다.(정)

-- 딸과 함께 낄낄거리며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목표로 만들었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만 나와도 만족하겠다.

약간의 폭력과 약간의 키스장면이 있지만 아이들이 봐서는 안 될 수준은 아니다.

꼭 심의결과가 이제 만 12살이 넘은 딸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도록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박)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분류기준에 따르면 해당 연령이 되지 않았더라도 부모 등 보호자를 동반하면 12세나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의 영화를 볼 수 있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는 보호자를 동반하더라도 청소년이 볼 수 없다)

--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는.

▲ 지훈 씨는 영화를 함께 하자는 목적을 갖고 만난 것이 아니다.

영화 '친절한 금자 씨'의 대사 후시녹음 현장에 지훈 씨가 놀러온 적이 있다.

나보다 금자 씨(이영애)를 보러 왔을 것이다.

그렇게 인사를 나눴다.

당시 젊은 사람들과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을 갖고 있었던 때다.

구체적인 스토리는 없었지만 지훈 씨를 유심히 보게 됐다.

수정 씨는 예전부터 좋아했던 배우다.

TV드라마 '학교4'에 출연한 수정 씨를 봤다.

지나가면서 힐끗 봤는데도 다시 보게 되더라.

이후 수정 씨에 큰 호기심이 생겼다.

주변에 물어봐 이름까지 알았다.

몇 년이 흐른 뒤에 영화 '장화, 홍련' 오디션 현장에서 그녀를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르다.

꽤 오랜 시간 지켜봤고 또 인연도 있는 사이다.

청춘영화를 만들고자 할 때 당연히 제일 먼저 떠올렸던 배우다.(박)

-- 영화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

▲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정신병 환자는 일반인에게는 거리감이 있지만 어느 누구보다 순박한 분들이다.

집중력도 있고 보통 사람보다 착하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확실하게는 모르겠지만 희망의 메시지 말고도 영화는 폭넓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정)

-- 주인공의 이름을 보면 성별이 뒤바뀐 듯하다.

▲ 개인 취향인데 남자 이름 같은 여자 이름을 좋아한다.

저의 어머니 이름도 그렇다.

영화가 환자들 이야기이고, 그래서 선입견과 다른,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것들을 다루고 싶었다.

우리가 이름만 들어서는 남자, 여자일 거라고 생각하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박)

-- 영화에서 요들송을 잘 부르던데.

▲ 요들송이 그렇게 어려운지 처음 알았다.

요들송 가수를 존경하게 됐다.

발성까지도 힘들게 바꿔가면서 연습했다.

촬영 시작 전 일주일에 1~2번씩 레슨을 받았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계속 연습했다.

굉장히 잘 불러서 나중에 요들송을 불러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웃음).

농담이다.(정)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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