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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민주주의 창-북핵보도: 가디언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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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면 제목, 3자 입장 고루 반영

영국 국내 문제에서 보수적 논조를 보이는 [더 선], [더 타임즈], [데일리 텔리그라프]가 북한 핵실험 보도를 어떤 관점에서 다뤘는지 살펴봤다. 이제 영국에서 정파성보다 좀 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객관적 입장에서 기사를 다루는 2개의 신문 가디언(The Guardian)과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를 들여다 본다. 먼저 가디언. 가디언은 1면(2면으로 이어짐)과 4,5,6면의 4개면을 할애해 자세하게 스트레이트 기사를 썼고, 36면에 심층 해설기사, 38면에 사설, 37면에 만평을 실었다. 가디언의 1면 기사는 "북한이 핵무기 소유국이 된 순간(The moment North Korea became a nuclear player)"이라는 제목 아래 지진파 그래프 사진을 덧붙였다. 제목에서 받는 인상이나 사진의 종류가 가치중립적임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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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의 북핵실험 1면 보도 내용.

제목 밑의 3개 소제목은 객관적 입장을 견지하는 가디언의 시각을 더욱 잘 반영한다. "북한 '행복한 폭탄'으로 환호(Regime hails 'happy bomb'", "UN 폭발 시험으로 비난(UN condemns test blast", "신무기 경쟁의 불안(Fears of new arms race)". 글자 수는 물론 표현의 수위까지 조절해가며 중립적으로 상황을 묘사한 제목이다. 북한은 자신이 실험에 성공했다는 핵무기가 국민에게 행복을 가져다 줬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그들의 표현을 그들 목소리에 그대로 담는다. 기뻐하는 북한의 입장과 반면, 이를 강력히 비난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가치 중립적으로 똑같이 소개한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쁨의 가름이 없어 보인다. 나아가 북한 핵무기로 촉발될 지구촌 규모의 무기경쟁을 염려하는 시각을 세 번째 제목으로 표현했다. 가치판단을 떠나 기계적 중립을 철저히 지키며 언론사의 정론적 시각도 잃지 않은 제목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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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지와 공통점

1면 기사를 더 들여다 보자. 보수 신문과 동질성은 물론 차별성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우선 동질성. "핵무기 확산을 막으려는 국제사회 노력은 북한이 그의 첫 핵무기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한 어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International efforts to curb the spread of nuclear weapons suffered a severe setback yesterday when North Korea claimed it had succesfully conducted its first nuclear weapons explosion)"로 시작되는 기사는 아주 조심스럽고 비공격적인 용어로 북한의 핵실험 성공 주장과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우려와 대응을 보도한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을 상세하고 다루고 있다. 이들이 준비중인 국제사회 제재안의 구체내용을 소개한다. 중국과 한국의 반응도 실었다. AP통신 평양지국이 전하는 내용, 즉 평양의 일상이 평상시와 같았다는 내용을 한 줄 덧붙이며 기사를 마감한다. 여기까지는 보수지 [더 타임즈]나 [데일리 익스프레스]의 기사와 큰 차이 없어 동질적이다. 발생한 사건이 전개되는 개요를 전달하는 단계에서 스트레이트 기사가 갖춰야 할 기본 내용을 담담히 전달하고 있다.

보수지와 차이점 1: 핵실험 진위여부 신중한 접근

그러나, 이후 달라진다. 크게 2가지다. 첫째, 핵실험 성공의 진위여부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핵실험이라는 주장과 핵실험이 아니라는 주장을 같이 반영한다. 핵실험이라고 단정해 놓고 그 다음날부터 아닐 수도 있다면서 혼선을 빚던 다른 언론과 차별화된다. "어디에도 핵실험을 알려주는 독립된 증거가 없다(There is no independent verification of the nuclear explosion)", "실험이 성공했다면(If the test was succesful)"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조심스럽게 문제에 접근한다. 핵실험인지, 성공했는지 의심스럽다는 프랑스 정부의 발표와 함께, 핵실험이 틀림없다는 세르게이 이바노프(Sergei Ivanov) 러시아 국방장관의 발언을 소개해 핵실험 여부의 논쟁부터 있음을 보여 준다. 핵실험을 단정하고 들어간 다른 신문과 비교되는 차분한 접근이다. 비록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핵실험이 확실해졌지만, 신중한 접근을 하면서도 다룰 내용을 다 다루는 자세가 돋보인다.

보수지와 차이점 2: 북한 입장도 동등하게 반영

비록 1면 개괄기사지만, 다른 신문과 차별성을 보이는 더 중요한 대목이 눈에 띈다. 북한의 입장을 서구사회 반응 못지 않게 동등한 분량으로 다뤄 준 점이다. [더타임즈]나 [데일리 텔리그라프]가 북핵실험 이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대응안을 가감없이 차분하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면서 유엔 주재 북한 대사의 주장을 간단히 언급하는 선에 멈췄지만, 가디언은 북한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북한 중앙통신사(Central News Agency)의 보도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북한 북동지방 폐광에서 실시된 5백 킬로톤의 폭발 실험(half-a-kilotonne explosion)에 대해 "핵실험은 우리 군과 인민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 역사적 사건이다. 그것은 한반도와 주변지역에서 평화유지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다. (The nuclear test is a historic event that brought happiness to our military and people. It will contribute to maintaining peace and stability in the Korean peninsular and surrounding region.".는 대목은 대표적이다.

"기존 대북 정책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핵실험"

그러면서 중대한 진단을 하나 내린다. "만약 실험이 성공적이어서 북한이 9번째 핵보유국이 된다면 된다면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기울였던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If the test is succesful, North Korea will have become the ninth member of the nuclear weapons club, destroying years of negotiation aimed at trying to persuade it to abandon its atomic programme)". 북의 핵폭탄을 반대해 왔는데, 북한이 만들었다면 관련국가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미국??리고 그 중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나라의 정책이 실패한 것이란 뜻을 담는다. 이런 진단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이제 동북아에서 전혀 새로운 판이 짜여질 것을 암시하는 점이다. 북핵 저지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면, 이제 북한이 핵을 가진 뒤의 새로운 판짜기는 당연한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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