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 사격장으로 이름난 서울 태릉 주변이 중금속 납으로 오염돼 있습니다. 하지만 관계 기관들은 정화 책임문제를 놓고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박수택 환경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태릉에 국제사격장이 들어선지 36년이 지났습니다.
한국 사격의 위상을 높인 대신 토양 납 오염이란 그림자를 남겼습니다.
총 쏘는 자리에서 150m쯤 떨어진 산기슭 계곡입니다.
곳곳에 납 탄알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비가 오면 이 납 탄알들은 골을 타고 계곡 아래로 쓸려 내려가게 돼 있습니다.
지난해 정밀조사 결과 평균 오염도는 2,693ppm으로, 대책을 세워야 할 기준 300ppm의 9배나 됐습니다.
[홍수열/폐기물 전문가 : (납이) 가루가 되고,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되면서 인체에 생체축적이 되는 위험한 금속이죠. 신경계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고요.]
사격장 운영권이 사격연맹, 체육진흥공단과 푸른 동산을 거쳐 지금의 사격진흥회로 넘어가도록 납 오염 문제는 관심 밖이었습니다.
서울 노원구가 태릉 관할기관인 문화재청에게 정화 복원 명령을 내렸지만, 오히려 행정소송을 당했습니다.
[김정곤/서울 노원구 수질보전팀장 : 빨리 어떤 식으로든 복원조치를 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고, 또 해당 기관이 국가기관이니까 오히려 더 책임을 갖고 해야 되지 않느냐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준호/문화재청 궁릉관리과 : 우리 청은 땅을 소유할 뿐이지, 사격장 운영자는 아니기 때문에 우리 청이 오염 원인자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서 소송을 제기하게 됐습니다.]
납 탄알 날리지 않도록 막는 시설도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호구역'이라며 허가하지 않습니다.
납 오염 대책 없는 태릉 국제사격장, 우리나라 환경보호 수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