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북한의 상황을 가상으로 그린 한 영문 풍자 에세이가 실제 상황으로 오해돼 국내 언론들에 대서특필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북핵문제가 심각한 만큼 보도도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거듭 일깨워준 사건이었습니다.
워싱턴 김성준 특파원입니다.
<기자>
북한 핵무기 5~6기 이상 보유.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발언.
오늘(25일)자 조간신문 1면을 장식한 기사들입니다.
있을 법한 내용이지만 사실은 완전한 오보입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 로버트 칼린이 북한의 상황을 풍자적으로 창작한 글인 것입니다.
북한 외무성의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강석주 부상이 발언한 내용을 입수했다는 가상 상황을 설정했습니다.
이 글이 미국 안보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을 보고 국내 언론사가 기사화한 게 소동의 시작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재외공관장회의 발언록이 원문 그대로 유출되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에세이는 북한에서 벌어질 법한 사실을 전문가 답게 충실히 그려냈지만 풍자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곳곳에 농담을 섞어 넣었습니다.
미국의 부통령이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에 만장일치로 선출됐다는 문장이 그 사례입니다.
SBS는 원문을 읽은 즉시 풍자 에세이임을 확인하고 보도가치가 없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오보 경쟁을 벌인 언론사들에게는 뼈아픈 실수였지만 조급한 속보경쟁의 위험성을 일깨워주는 예방주사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