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의 탄생으로 일본의 근대화를 연 메이지 유신의 중심지였던 야마구치현은 모두 8명의 총리를 배출하게 됐다.
메이지유신 당시 야마구치현의 이름은 조슈.
사쓰마번과 함께 조슈번은 1 868년 이른바 '사초 동맹'을 맺고 270년 간 지속된 봉건 에도막부를 무너뜨리고 왕 정복고를 통한 메이지유신을 이끈 주역이었다.
메이지유신에 성공한 조슈의 젊은 무인들은 중앙정계로 진출하며 이른바 '조슈벌'을 구축한 이래 세력을 넓혀 근대 일본 최대의 파워엘리트 집단으로 서서히 부상해왔다.
한반도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와 야마가타 아리도모, 가쓰라타로, 데라우치 마사다케, 다나카 기이치, 기시 노부스케, 사토 에이사쿠 등 아베를 포함하면 총 57명의 총리 가운데 8명이 야마구치현 출신이다.
아베는 11세기 초 동북지방에서 유력 호족이었던 아베 노무네도의 자손으로 알려져 있다.
노무네도는 당시 헤이안 정부에 도전하지만 패해 규슈 지방으로 쫓겨갔고 현재의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에 터를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베의 출신지는 도쿄이지만 부친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이 병사하자 야마구치 4구를 물려받아 정치터전으로 삼았다.
아베에게 '정치적 DNA'를 물려주었다는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역시 야마구치 출신이다.
기시는 야마구치 현청 직원인 사토 히대스키의 차남으로 태어났으며 증조부 사토 신칸은 메이지유신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조슈출신의 요시다 쇼인이나 이토 히로부미 등과 폭넓게 교유했다.
기시 집안이 메이지유신과 무관치 않은 셈이다.
아베 신조와 부친 신타로라는 이름 가운데 '신'은 메이지유신의 영웅으로 꼽히는 다카스기 신사쿠의 '신'에서 따온 것이다.
아울러 아베가 존경하 는 인물로 요시다 쇼인을 꼽는 것 등은 아베의 '사상'이 유신의 정신을 잇고 있음을 짐작케한다.
아베가 '강한 일본' 주창하며 헌법개정을 통한 일본의 재무장과 국가주의 교육의 강화 등을 내건 것은 메이지 유신의 국가 경영전략을 현대 일본에서 실천하겠다는 다짐으로 풀이된다.
'아베의 일본'이 자칫 팽창주의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