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정부합동감사를 '조건부 수용'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상 거부에 가까워 정부감사가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 고 있다.
서울시는 14일로 예정된 정부합동감사에 대해 위법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감사하는 '준법감사'만 협조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정부는 서울시를 대상으로 14~27일 행정자치부, 건설교통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5개 부처의 합동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정부합동감사가 11월 이후로 연기될 수 있도록 국무총리실에 건의했으나 감사원 감사일정 연기, 행자부 보안감사 연기, 중복감사 방지 등을 전제로 정부합동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시는 "행자부 감사는 지방자치법을 충실히 지켜 '법령위반사항에 한해' 제한적으로 실시돼야 하며, 위법사항을 특정하지 않은 채 요구하는 감사자료 제출 요구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법 제158조는 '행자부 장관은 지자체의 자치사무에 관해 보고를 받거나 서류, 장부 또는 회계를 감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감사는 법령 위반사항에 한해 실시한다'고 단서를 달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행자부가 요구한 지방세 과세자료, 신문보도자료, 시의회 및 구의회 예산결산 회의록, 의회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지방세 부과 자료, 토지 및 건물 거래 자료 등은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시는 "법령위반사항을 적시할 수 없는 경우는 지방의회의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맡겨둬야 할 것이며, 감사기간과 범위를 임의로 연기하거나 변경해서도 안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행자부 감사관이 '서울시의 비위, 법령위반사항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그렇다면 행자부가 확보한 법령위반사항을 근거로 감사를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시.도도 정부합동감사의 정당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지만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인해 반발하지 못하는 것뿐"이라며 "예산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서울시가 적극적인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이러한 입장은 정부합동감사를 수용하되 준법감사에 한해 조건부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감사 과정에서 행자부와 서울시의 상당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행자부는 "위법사항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면 감사할 필요 없이 고발 등 법적조치에 들어가야 한다"며 "위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울시의 주장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