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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통신] 다이애나③: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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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재혼의 의미

다이애나가 죽기 전 만났던 두 남자. 파키스탄 출신의 칸은 다이애나의 적극적인 구애를 쉽사리 허용하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2세가 떠나고 언젠가 찰스 왕세자도 떠나면(엘리자베스의 모친은 100살까지 살았다. 만약 엘리자베스 여왕이 어머니 만큼 산다고 할 때 찰스 왕세자는 80이 넘어서야 왕위에 오를 전망이다) 장차 영국왕은 다이애나와 찰스 사이에서 태어난  윌리엄 왕자나 해리 왕자가 이어 받는다. 그렇다면 다이애나와 결혼하는 남자는 영국왕의 의붓 아버지가 된다. 칸은 이게 무슨 의미인지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거기다 만약 다이애나가 재혼해 아기라도 낳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영국왕(윌리엄 혹은 해리)의 이복동생이 태어나는 것이다. 이는 영국왕실의 왕위계승권과도 깊은 관련을 맺는다. 일본에서 현 일본 왕의 아들 2명이 낳은 자식 4명 가운데 이번 주 처음으로 아들이 태어났다고 열도가 들썩인다. 왕실 제도를 유지하는 나라에서 결혼과 아들은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영국처럼 아들과 관계없이 딸이라도 왕과 가장 가까운 피붙이가 왕위를 이어 받는 나라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혹시 윌리엄이나 해리가 왕위에서 일찍 물러날 일이 생기고, 다이애나가 재혼해 아기를 낳을 경우 그 아기가 윌리엄이나 해리와는 가장 가까운 피붙이일 수 있다.

영국에서 해로드 백화점으로 최고의 명성을 누리며 돈으로 성공한 도디의 집안은 1천5백년 왕조사에서 피비린내 나는 왕위 계승전쟁에 대해서는 무지했을 수 있다. 혹시 알고도 다이애나와 결혼을 원했다면... 만약 도디의 아버지 알 파예드의 주장처럼 다이애나가 7,8월의 잇단 지중해 여행에서 도디의 아기를 임신한 상태였다면, 도디는 둘 중의 하나다. 오직 사랑만 생각한 순진한 사람이었거나, 다른 욕심에 눈이 어두워 영국 왕실 역사의 속성에 애써 눈감았던 사람...

더 타임즈, "진상조사위원장에 여성 판사 출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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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의 죽음을 둘러싼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질까. 당초 영국정부의 공식 진상 조사 발표가 올해로 예정됐지만, 위원장을 맡았던 마이클 버제스(Michael Burgess)가 돌연 지난 7월 사퇴하면서 내년으로 연기된 바 있다. 이 위원장 직을 맡을 인물이 결정됐다고 더 타임즈(THE TIMES)가 2일자로 보도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정부 고위관계자가 더 타임즈에게 귀뜸해 줬다는 것인데... 기사에서 밝힌 인물은 영국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여성 판사로 손꼽히는 엘리자베스 버틀러 슬로스(Elizabeth Butler-Sl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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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퀸'의 한장면. 다이애나의 재혼은 영국 왕실의 장래 문제와도 관련있는 중대한 사안이었다.

올해 73살인 그녀는 지난해 고등 가정법원장(Present of High Court's Family Division)을 끝으로 은퇴한 법조계의 여성 원로이다. 작고한 그녀의 오빠 하버스(Havers)경(卿)은 보수당 정권의 법무장관과 대법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녀 자신도 보수당 후보가 된 적이 있다. 그러니, 정치적 시각에서는 보수적인 성향으로 평가된다. 진상 규명의 초점은 뭐니뭐니 해도 음모론(Conspiracy). 도디의 아버지 알 파예드가 주장하는 대로 "도디의 아기를 가진 다이애나를 왕실 명령으로 영국 정보기관이 죽였다"는 것의 진실성 여부다.

1997년 8월 31일 새벽 4시 파리 세느강변 알마다리 지하차도(Pont d'Alma)에서 교각을 들이받고 숨진 지 9년이 지났지만, 아직 진상조사위원회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과연 진상규명위원회가 권력(Establishment)이나 이해관계자의 간섭에서 벗어나 영국 사법 역사상 가장 어려운 판단의 하나가 될 이 사건을 속시원히 풀어줄 수 있을까. 자칫 영국왕실의 존폐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 쉽게 규명될 지... 내년까지 기다려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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