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31일 MD일환 미사일 요격 실험
미국이 오늘 31일 '미사일 방어(MD, Missile Defense)' 시스템 실험에 들어간다고 한다. MD는 가상의 적국이 미국 본토를 향해 또는 지구상 어느 곳이든 미국이 원하지 않는 장소에 미사일(대륙간 탄도탄)로 공격할 경우 이를 요격 미사일로 격추 시키는 방어 시스템을 말한다. 대륙간탄도탄(ICBM)에 의한 공격 위협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부시 대통령 들어 박차를 가해 개발을 추진중인 사업이다. 이번 실험의 개요는 간단하다. 알래스카의 한 섬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린다. 적국 미사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러면 캘리포니아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요격 미사일을 쏴 지상의 대류권(지상 12km까지) 밖 성층권(대류권에서 50km까지를 말함, 100km를 넘어가면 우주로 간주) 40km 지점에서 맞춰 떨어트린다. 미국이 혼자 북도 치고 장구도 치는 훈련이다.
사실 MD의 시조는 부시 대통령이 아니다. 극우에서 부시의 대선배인 레이건 대통령이다. 1983년 레이건이 대륙간 탄도탄을 우주에서 파괴한다는 일명 '스타워즈(Star Wars, 참 낭만적인 이름이다)라는 '전략방위구상(SDI, Strategic Defense Initiative)'을 발표한 게 남상(濫湘)이다. 이어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가 미사일방어(National MD)'로 이름이 바뀌며 지지부진 하다가 2001년 팽창정책을 추진하는 부시가 등장하면서 '미사일 방어(MD, Missile Defense)'시스템으로 이름을 바꿨다. 국가(National)라는 이름을 뺀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동참하는 미국과 뜻을 같이하는 국가 다수를 보호한다는 이름을 붙이려다 보니 그렇게 됐다. 지구촌을 상대로 팽창정책을 펼치는 부시행정부다운 이름이다. 한국도 동참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다.
2) 미국, 역경 속 MD 추진
지금 전 세계 어느 나라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같은 신무기 개발에 나설 엄두를 못내고 있다. 국내 경제 활성화와 복지, 교육 예산도 모자라 허덕이는 판에 냉전시대의 무절제한 무기 개발에 나설 상황이 못 된다. 이것 할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몇 안된다. 특히, 북한 같은 독재국가를 제외하고 자유 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이런 소모적인 일에 나설 나라는 미국과 미국의 MD 계획에 동조하고 있는 일본,새로운 극우주의 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호주 정도가 그 대상이다. 과거 미국에 필적할 엄청난 군사력을 가졌던 소련이나 중국, 유럽의 어느 나라도 미국을 공격할 의사가 현재로서는 없고, 미국도 공인하는 바이다. 이는 미국의 군산 복합체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미국이 신무기 개발에 나설 명분이 없고 돈벌이 길이 막힌다.
대륙간 탄도탄 요격 시스템은 명분은 물론 기술적인 문제로 실현 가능성을 놓고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 왔다. 더구나 냉전체제가 붕괴되고 적이 사라진 현실에서 막대한 개발자금이 들어가는 신무기 개발에 나설 명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마땅하게 대답할 말이 없다. 그렇다고, 신무기 개발을 통한 이윤 획득을 목표로 하는 군수산업체와 정부안에서 강고한 입지를 놓치고 싶지 않은 군부와 관료들의 결합체, 군산복합체가 물러설 리 없다. 새로운 적을 만들어 내 지속적으로 미사일 방어 시스템 개발에 나서려고 시도한다. 여기 걸려 든 것이 북한이다. 오늘 실시한다는 MD 실험 모습에서 지난 달 그렇게 요란했던 북한 미사일 발사극의 실체가 들여다 보인다.
3) MD추진의 구실로 작용하는 북한 미사일
이번 MD 실험은 미사일이 북한에서 발사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한다. 지난해 2월 발사실험을 한 MD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다시 불씨를 살려 요격 실험에 나설 수 있게 된 표면적인 명분을 제공해준 국가가 은 북한이다. 북한 미사일 위기를 고조시켜 이를 명분으로 미사일 요격 실험을 한다고 하면 그것에 반대할 명분이 줄어든다. 그래서 지난 6월말과 7월초가 북한의 미사일 문제로 시끄러웠던 것이다. 이번 미국의 MD 요격실험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적다고 부인할 그거가 부족하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은 이번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패한 미사일이라도 붙들고 요격실험을 해야 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진다.
조선시대 악명높던 병무행정으로 치자면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징병제(徵兵制)에서 모병제(募兵制)로 바꾸면서 군대 안가는 16세 이상의 장정(壯丁)들에게 군포 2필 씩 받아 군사 예산 쓰라고 했더니, 가렴주구(苛斂誅求)의 탐관오리들이 돈 더 벌 욕심에 마구잡이로 부과해 죽은 사람에게도 받은 백골징포(白骨徵布)인가. 아니면 16세 미만 젖먹이 어린에게게도 받은 황구첨정(黃口簽丁)인가. 아무리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급해졌다고 북한을 가상 적국으로 만들어 놓고 북한 미사일을 상대로 우주 요격 실험을 한다니... 이는 조선시대 균역법(勻役法)의 폐해보다 더 구시대적인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4) 대륙간 탄도탄(ICBM)이란
여기서 잠깐 미사일 미사일 하니까, 그냥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정확히 대륙간탄도탄이라는 게 얼마나 엄청난 무기인지 살펴보자. 일명, ICBM (Inter 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은 대륙을 넘어 다니는 미사일 이란 뜻이다. 쉽게 아시아 대륙의 소련에서 발사해 아메리카 대륙의 미국에 떨어지는 미사일이다. 사정거리가 최소 5천 km이상 될 때 이런 말을 붙여 준다. 이는 일단 군사 무기이기도 하지만, 우주 무기라는 개념에서 들여다 봐야 한다. 대기권 밖 우주로 날아갔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미사일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탄이 아니라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지구 최초의 인고위성 스푸트니크호를 발사한 나라가 소련이듯이 대륙간 탄도탄도 1957년 소련이 먼저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은 59년 개발했다.
대륙간 탄도탄은 지상 1천5백~3천5백km 상공으로 날아간다. 그 다음 고도를 낮춰 지상으로 내려오는데 보통 4백~-5백km의 거리에서 엔진 가동이 중단된 채 속도 역학적으로 탄도(彈道) 비행을 해 목표물로 날아간다.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기술과 같기 때문에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등만이 보유한 최첨단 무기다. 북한이 이 기술을 가졌다고 하는 것은 뭐라고 할까. 참 그만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과학기술이 엄청난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구체적인 정보가 없으니 말하기 어렵지만, 핵무기 만드는 기술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의미한다. 우리도 아직 꿈도 못꾸는 이 정도의 기술을 북한이 가졌다면... 북한 경제는 뛰어난 과학기술로 지금 발전을 거듭해야 상식적인 선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5) 북핵 문제등 남북문제... 미국 군산 복합체 이익에 농락
안타까운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거나, 대륙간 탄도탄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니다. 그것도 문제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접근하는 방법론이 잘못된 데 있다. 핵무기나 신무기 개발 저지, 북한 김정일 독재체제 완화나 북녘 동포들의 인권상황 개선, 절대 기아선상에 허덕이는 해결하려 할 때 풀린다. 그러나, 현재 미국 정부는 이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이를 이용해 다른 의도를 관철시키려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미국의 대선이나 국회의원등의 중간 선거, 미국 군산복합체의 이익 등에 악용돼 진정으로 해결될 기회를 맞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7월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는데 해결된 것이 무엇인가. 미국 군산복합체의 염원인 MD 개발 가속화 이외에는 남은 게 없다.
물론 북한의 대륙간 탄도탄 개발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요소이므로 절대로 진행돼서는 안된다. 반드시 북한을 설득해 중단시켜야 한다. 남한이 위험해져서가 아니다. 남한전체를 사정권에 둘 미사일은 이미 북한이 갖고 있다. 대륙간 탄도탄으로 미국에게 자꾸 새로운 빌미를 줘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 평화에 동참시키고, 점진적인 민주화를 유도해 북한 인권 인권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적지 않다. 문제는 북한을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전쟁에서 평화로 인도할 의지가 칼자루를 쥔 현 미국 정부에 없거나 부족하다는 것이다. 북한 문제가 자꾸 꼬이는 이유는 바로 여기 있다. 즉, 북한의 과격성을 지속적으로 이용해 거기서 자신의 생존명분을 찾아야 하는 군산복합체의 보이지 않는 필요성이 아닐까.
이 피해는 고스란히 한반도에 낙진으로 떨어진다. 평화정착과 공존, 나아가 통일이라는 단계로 발전해 나가지 못한다. 마치 중동이나 기타 다른 분쟁지역처럼 한반도가 상시 전쟁 위험지역으로 격하된다. 5천년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고귀한 땅 한반도, 5천년 유구한 역사의 문화민족 한민족의 정체성은 외세의 힘에 이리저리 농단을 당한다. 북한의 독재자들도 자신의 생존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적당히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자작극 벌이면서 독재정권의 생존을 거꾸로 연장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