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어떻게 온나라가 이 지경이 됐을까요? 책임은 또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요?
도박 열풍을 불러온 현행 제도의 허점을 남승모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71년 처음 등장한 속칭 '파친코'라 불린 슬롯머신.
20년에 걸쳐 관광호텔을 중심으로 독버섯처럼 번졌습니다.
인허가권과 단속권을 경찰에 몰아준 결과였습니다.
경찰과의 공생 속에 동네마다 유사업소가 생겨났습니다.
결국 지난 93년 슬로머신업계 대부 정덕진 형제가 구속되면서 도박열풍은 정점을 찍습니다.
경찰은 물론 현직 고검장까지 줄줄이 구속됐습니다.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권력 실세들이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슬롯머신 업계를 평정할 수 있었습니다.]
업계는 된서리를 맞았고, 도박 열풍은 수면 아래로 잦아들었습니다.
90년대 말.
외국인 유치를 위한 관광산업과 IT 게임산업 육성이 적극 추진됩니다.
99년 '음반비디오물과 게임물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습니다.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성인오락실용 게임물을 허가하는 조항이 화근이었습니다.
[이진오/도박규제 네트워크 : 카지노 게임과 경품 제공 게임을 오락의 이름으로 허가를 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큰 문제가 나겠다고 예상을 했습니다.]
정부는 한 술 더 뜨는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2002년 문광부 장관 고시로 게임 경품에 상품권을 추가시켰습니다.
타오르는 도박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습니다.
상품권은 사실상 도박칩으로 사용됐습니다.
IT와 인터넷은 사람들을 성인 PC방으로 내몰았습니다.
전국의 PC방은 사실상의 사행성 게임방으로 전락했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정책의 오류와 제도의 허점은 전국을 순식간에 도박장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