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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발레 스승 '로이 선생님'을 추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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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더위의 기세가 아직은 수그러든 것 같지 않은데, 건강하게 여름 보내고 계신지요. 오늘은 한국 발레의 스승인 미국 태생의 무용가 로이 토비아스, 한국명 이용재 선생의 타계 소식을 듣고 쓴 글을 보내드립니다. 조만간 또 뵙겠습니다. 여름의 막바지, 보람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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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에 서울 발레 시어터 김인희 단장의 전화를 받았다. 평소답지 않게 가라앉은 김 단장의 목소리에 '무슨 일인가' 했었다. '슬픈 소식이 있어서요~' 하는 김 단장의 말에, 직감적으로 떠오르는 게 있었다. '로이 선생님이 돌아가셨구나!'  내 예감은 맞았다.

로이 토비아스는 올해 79살. 미국 태생으로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최연소 단원, 뉴욕 시티 발레의 창단 멤버이자 수석 무용수까지 지냈던 무용가다. 그러나 1988년, 유니버설 발레단의 3대 예술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한국 발레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 발레 시어터의 창단과 함께 예술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한국인 무용가들을 길러냈다.

'한국 발레의 스승'이라고 불릴 정도로, 김인희, 제임스 전 등 쟁쟁한 무용가들을 모두 가르쳤고, 수많은 작품을 안무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직업 발레단들의 초창기 기틀을 닦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니버설 발레단 예술감독 취임 이전에도 국립발레단의 객원 안무가로 활동한 바 있어 3대 직업 발레단과 모두 인연을 맺은 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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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용수들의 열정과, 한국 땅의 아름다움을 사랑했던 로이 토비아스는 2001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이용재'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되어, 경기도 여주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던 그는 노환 때문에 몇 년 전부터는 서울의 조그만 아파트에서 간병인과 함께 살아왔다.

김 단장은 로이 토비아스 선생님이 조금 전에 돌아가셨고, 나에게 제일 먼저 전화를 하는 것이라며, 타계 소식을 널리 알려야 할까 하고 물어왔다. 나는 '당연히 공연 담당 기자들에게 알려야지요' 하고 대답했다.

김 단장이 나한테 먼저 전화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고인의 가장 최근 모습을 취재해서 보도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스승의 날을 즈음해 고인을 인터뷰하고, 그와 제자들의 특별한 인연에 얽힌 이야기를 보도했던 것이다. 이후에도 나는 김 단장을 만날 때마다 '로이 선생님'의 안부를 물었었다.

경황이 없어 아까 전화할 때는 제대로 인사를 드리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 고인에게 김 단장은 제자이면서 가족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 짧은 부음 기사를 써놓고 나니,  김 단장의 목소리에 서렸던 슬픔이, 새삼 생생하게 다가온다. 지난해 인터뷰했을 때의 모습이 떠오르며, 뒤늦게 내 눈시울까지 시큰해졌다.

당시 인터뷰를 마치고 썼던 글 말미에는 '로이 토비아스가 곧 다시 건강해져서 한국 발레의 발전을 계속 지켜볼 수 있게 됐으면, 그리고 그 때 다시 인터뷰를 할 수 있다면' 하는 이야기가 있다. 결국 그를 다시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내 소망은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당시 인터뷰 후에 썼던 글은 블로그 http://ublog.sbs.co.kr/shkim0423에 다시 올렸다. 위의 사진도 당시 찍었던 것이다. 김인희 단장의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고,

'한국인 무용가 이용재'로,

한국 땅에서 세상을 떠난 로이 토비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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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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