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통일을 기다리셨는데 끝내 북에 남겨둔 딸들을 못보고 숨을 거두셨습니다"
1년 전 병상에 누운 채 화상카메라로 북에 두고온 딸들과 상봉을 해 화제를 모았던 김매녀(99) 할머니가 자식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채 14일 새벽 1시50분께 한 많은 삶을 마쳤다.
해방 직후인 1946년 4남매 중 큰 딸 황보매(78)씨 등 딸 2명을 북에 남겨둔 채 월남했던 김 할머니는 작년 8월15일 적십자사에 의해 마련된 화상상봉을 통해 딸들을 만날 기회를 힘들게 얻었지만 상봉을 얼마 안 남겨놓고 뇌졸중으로 쓰러져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결국 화상상봉 당일 앰뷸런스까지 동원된 끝에 힘들게 카메라 앞에 섰지만 김 할머니는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로 쇠약한 상태였으며 이 모습을 본 북녘의 두 딸들은 "어머니 눈 좀 떠보시라요…"라며 통곡하기도 했다.
화상상봉 후 김 할머니는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상봉 당시 TV화면을 녹화해 놓은 테이프를 돌려보며 "딸들을 직접 만나고 나서 저 세상에 가야 하는데…"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1년 간 버텨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과 함께 화상상봉에 참가했던 딸 황복숙(70)씨는 "북의 언니들에게 `어떻게든 어머니를 살려놓고 있을 테니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결국 재상봉을 못하고 돌아가시고야 말았다"고 흐느꼈다.
황 씨는 "어머니가 평소에 북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 묻어달라고 말하신 대로 북한에서 가까운 파주의 동화경모공원로 장지를 정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