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7%... 주가 1파운드(1천 780원)
앞서 ITV의 위기를 살펴봤다. 17% 대라는 사상 최악의 점유율에 광고가 줄면서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주가는 1파운드(1780원) 아래로 떨어졌다. ITV 최대주주인 금융그룹 피델리티(Fidelity)는 1.3 파운드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것이 갈수록 후회되는 지경에 놓였다. 인수 시도는 BBC 사장으로 있다가 이라크 전쟁당시 독립적인 시각(미국과 영국의 전쟁에 반대시각)으로 보도한 것이 문제가 돼 블레어 정부의 압력을 받고 물러났던 그레그 다이크(Greg Dyke)가 주도했는데... 주가가 인수제시 가격보다 3분의 1이나 떨어졌으니, 피델리티는 후회요, 그레그 다이크는 안도의 숨을 쉬는 엇갈린 운명을 맞았다. ITV의 주가는 간신히 1.03 파운드를 회복했는데, 현 최고 경영자인 챨스 알렌 사장(Chief Executive)이 그만둔다는 발표가 나온 뒤다.
찰스 알렌 사장... 공적도
사실 알렌 사장은 경영을 맡은 지난 2년간 나름대로 성과를 내왔다. 전 스코틀랜드 은행 총재이던 ITV 회장(Chairman) 피터 버트(Peter Burt) 경(Sir, 卿) 역시 알렌 사장에게 끝없는 신뢰를 보여왔다. 알렌의 업적은 우선 ITV를 디지털 시대 다채널 TV 그룹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ITV2는 오락방송으로 ITV 3은 드라마 방송으로 나름대로 자리를 굳혀 갔다. ITV 뉴스는 지난 2년 동안 여러 특종으로 사랑을 받았다. 또 생산성이 낮은 24시간 뉴스 채널 ITV News Channel은 과감하게 문을 닫았다. 무엇보다 통신 사업자 오프콤(Ofcom)과 협상해 지상파 면허 사용료를 연간 1억 3천 5백만 파운드(약 2천 4백억원) 절약할 수 있게 한 점도 업적이다.
침체의 원인
비록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민영 방송이지만, 공공성이 강한 프로그램들을 제작하면서 영국 내 최고 인기 지상파 채널로 사랑받던 ITV가 왜 이렇게 전락한 것일까.
1. 잇따른 흥행 실패에 따른 시청자 이탈과 우수한 능력의 직원 퇴사.
2. 디지털 시대 수많은 유선, 위성 채널 홍수 속에 ITV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점.
3. 젊은 시청자반(16살~34살)의 젊은 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 제작에서 실패.
4. 시청률에 너무 의존하는 광고 계약. 시청률이 좋을 때는 이 방법이 더 많은 돈을 가져다 주지만, 시청률이 낮아지면 이는 치명적인 경영악화의 원인이 된다.
BBC 1, Ch4와 대조
디지털 다채널로 TV시장은 어느 때 보다 더 뜨거운 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2001년 점유율이 20%에 불과하던 유료채널(위성, 유선)의 비율은 2006년 30%를 넘었다. 2001년 26~7%로 BBC1과 ITV는 비슷한 점유율을 보였지만, BBC1은 27%로 제자리를 유지하는 반명 ITV는 20%로 떨어졌다. BBC1은 감소세가 급격하지 않고 완만하다. 그 이유를 방송전문가들은 세대를 초월한 프로그램의 성공에서 꼽고 있다. 중장년 세대와 젊은 세대가 같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여기다 제 2민방으로 1982년 출범한 Ch4는 ITV의 침체를 틈타 약진을 거듭해 ITV를 더욱 긴장시킨다. 다채널 시대 탄력적인 운영으로 활기를 찾고 있는 Ch4는 최근 시청자 점유율이 11.4%로 높아졌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알렌 사장이 물러 나고 후임자로 결정된 사람은 통신업체 오프컴 사장에서 그만둔 스테판 카터(Stephen Carter)로 결정됐다. 그러나, 사장 바뀐다고 문제가 해결될 지 미지수다. 카터는 TV 방송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방송 업계 전반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