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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패니메이션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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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뚫고 지난 8월 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지브리 스튜디오의 신작 애니메이션 ‘게드 전기’시사회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가 감독을 맡은 첫 작품이라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영화는 지브리 특유의 때깔을 보여주지만 지브리또는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에 있는 모험이나 유머가 부족하고 대신 인간심리와 삶, 현실에 대한 철학적이고 어려운 내용이 많아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원작인 판타지 소설에 충실하고자 했다는 감독의 설명을 보면 원작의 무게에 짓눌렸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한가지 여주인공이 부르는 노래만큼은 정말 빼어났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연상하고 자녀들 손잡고 '게드 전기'를 보려 하는 분이 계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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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미야자키 고로 감독, 오른쪽이 스즈키 토시오)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 프로듀서가 참석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는데 미야자키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질문은 감독에게 집중됐고 감독은 신인다운 또 일본인다운 겸손함으로 답변에 응해 별다른 특징이 없었습니다. 간담회가 끝나갈 무렵 안배 차원에서 한 기자가 프로듀서인 스즈키 토시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참고로 스즈키 토시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절친한 친구이며 지브리 스튜디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안노 히데야키,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감독과 함께 작업해 온 사람으로 오늘날 일본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세계에 우뚝 세워놓는데 큰 기여를 한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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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한국 애니메이션 작품중에 본 것이 있으면 어땠는지 말씀해주시죠.

-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애니메이션은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래서 할말이 없다. 봐야할 지브리애니메이션 만으로도 충분히 많다.(오호라~)

질문) 일본에서 지난 주말 개봉해 흥행 1위를 했는데 일본 평단의 평가는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관객과 평단의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가 뭐라고 보시는지?

- 질문한 기자에게 다시 묻겠다.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어디에 나오는가 출처를 밝혀달라. 바빠서 일본에서 챙겨보지 못했다. (이크)

기자) 일본에서 나오는 00잡지에서 오시이 마모루와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대담을 했는데 거기서 오시이 마모루가 70점을 준다며 실망스럽다는 얘기를 했다.
또 인터넷 상에서 같은 기조의 비평을 접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원하신다면 사무실에 돌아가서 파악한뒤 알려드리겠다.(장하다! 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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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시이 마모루와는 오랜 기간 같이 작업해서 잘 아는데 그 친구는 원래 다른 영화에 호의적인 평가를 절대 하지 않는다. 보통 매기는 점수가 20점, 30점이다. 그런 친구가 70점을 매긴 것이다. 또 인터넷 말씀 하시는데 나는 완전 무시한다. 거기에는 감정적이고 뒤틀린 악담만이 있을 뿐이다.(한국과 비슷한 상황.)
그리고 평론이라고 했는데 내가 볼때 일본내에서 애니메이션에 대해 제대로 비평하거나 평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있는 것은 단지 그냥 개인적인 차원에서 좋았다거나 맘에 안든다는 정도의 글이 있을 뿐이다. (일본 평론가들 들으면 상당히 섭섭할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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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통역을 거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대단한 자존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가 보여준 자존심은 개인의 것이라기보다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자존심입니다. 하지만 '게드 전기'가 전세계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던 이전 작품들 만큼 수준을 갖췄더라면 더 멋있어 보였을텐데 영화에 대한 실망이 커서 그런지 그리 멋있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부러웠습니다.

(**이번주부터 매주 금요일 모닝와이드 2부에  '스크린 산책' 코너를 맡아 출연하게 됐습니다. 이전까지 전시회와 영화 소식으로 출연을 해오셨던 선배께서 다른 업무를 겸직하는 바람에 출연을 못하게 되면서 제가 맡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템 선정부터 기사작성, 그림 확보, 편집 등 출연준비와 새벽에 일어나야 해서 업무 부담이 늘어 걱정되지만 알차고 재미있는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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