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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통신] 기후 변동과 사회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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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한 무더위

머기(Muggy)라는 표현이 TV뉴스 일기예보에 등장한다. 영국 날씨는 덥지만 건조한 게 특징이었다고 한다. 프랑스도 그렇고 유럽의 날씨가 그랬던 모양이다. 지금 런던에 와서 느끼는 날씨도 대부분 그랬다. 기상 이변으로 연일 런던의 기온이 30도를 넘어 무덥지만, 그늘로 들어가면 참을만하고, 산들바람 부는 숲에서는 시원하며 밤이 되면 선선해져 이불 없이 자지 못하는 날씨. 비는 한국처럼 마구 쏟아지는게 아니라 강풍과 천둥번개는 심하지만 강수량은 그리 많지 않아 적당량 오고 만다. 그러니 한국의 여름에서 느끼는 끈적한 불쾌지수 높은 날이 드물다. 그런데 여기에도 후텁지근한 날씨가 생겨났다. 일기예보에서 말하는 머기(Muggy)가 바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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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를 넘는 무더위가 런던을 비롯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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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한국 장마철의 그런 느낌, 열대야의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분명 건조하지 않은 무더위가 찾아온 것이다. 이유는 비를 내리는 습한 대기가 형성되는데, 기온은 높기 때문이다. 아무리 습기가 높아도 이상고온이 아니라면 별 문제 없는데 아무튼 30도 밑으로 거의 내려가지 않는 런던의 무더위를 놓고 지난 번 온실가스 효과 때문이며 이대로 놔둘 경우 2040년 쯤 런던의 여름은 열대지방 여름이 될 것이란 환경·기상전문가의 전망을 전했다. 찌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이상 기온을 맞아 영국의 정론지 가디언(The Guardian)이 특집(Special report)으로 마련한 기후 변화와 변화되는 미래의 사회상을 소개한다. 가디언은 기후 변화가 가져올 변화를 크게 3단계로 나눴다.

'2020년대 - 거리가 바뀐다' 까페 문화 만개

수도 런던이 포함된 남부 지방은 평균 1.3도 더워진다. 여름에 더 건조해져 평균 여름 강수량이 5% 정도 줄어든다. 남동부는 20%로 강수량 감소폭이 더 크다. 대신 겨울이 따뜻해져 북부 지방에도 눈이 줄고 비가 늘어난다. 큰비와 함께 강풍이 몰아칠 확률이 높아진다. 기온이 올라가 야외활동이 크게 늘어 나는데, 그러다 보니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야외 까페 문화가 만개한다. 야외에서 차마시고 식사해도 괜찮은 그런 따뜻한 기온이 이어진다.

문제는 인도(人道)가 좁아지는 것. 지금도 가뜩이나 좁은 인도 때문에 골치인데 인도를 넓혀야 하는 고충에 빠진다. 런던과 파리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큰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인도다. 영국은 인도가 무척 좁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보는 드넓은 인도는 가슴까지 탁 틔워 준다. 넓은 인도의 절반은 레스토랑이나 까페의 야외 객장이다. 시민과 관광객들은 거리 카페에 앉아 여름밤의 낭만이나 가을의 정취를 만끽한다. 이제 영국도 야외문화로 바뀐다.

'2050년대 - 해수욕의 나라' 지하철 체계 전면 개편

온도가 현재보다 3도 정도 더 높아지고, 강수량은 잉글랜드 지방이 25%나 줄어든다. 스코틀랜드도 10~15% 강수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눈이 전국적으로 50%나 준다. 건조해지는 탓에 겨울에 많이 끼는 안개도 10% 정도 줄어든다. 안개 자욱한 영국의 거리. 이제 추억속으로 사라질 판이다. 여름에는 열대지방이 되는데 열대지방의 병도 생길 수 밖에. 말라리아를 아프리카에서 옮아 오는 게 아니라 영국 자체적으로 발생해 영국 풍토병이 된다. 영국은 여행 가는 사람은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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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대가 되면 영국에서 말라리아 모기가 발생한다. 말라리아는 영국의 풍토병이 될 판이다.

여름철 휴가 문화가 만개한다. 현재 영국의 해안에서는 우리 식으로 해수욕을 즐기기가 마땅치 않다. 런던 이남의 남부 지방 해안에서 해수욕을 하지만, 바닷물 온도가 높지 않아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다. 그래서 해수욕을 마음껏 즐기려는 피서객은 남프랑스나 스페인, 터키, 북아프리카의 지중해나 남적도 부근 대서양으로 간다. 올 여름 영국의 해외 여행 업계가 울상이 된 이유를 지난 번에 소개했다. 영국도 충분히 더워 외국으로 해수욕을 떠날 일이 없어진 것인데 이제 영국의 해안이 더워지면 여행업계는 영국인 해외 여행이 아니라 오히려 각국에서 영국으로 해수욕을 즐기러 오는 이국인 받아야 한다. 그러나, 방글라데시와 같은 대홍수를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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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지하철(Underground, 혹은 Tube)은 전면 개편된다. 현재 런던의 지하철은 사실상 에어콘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부 노선에 겉은 에어콘 모양인데 속은 선풍기인 시설을 해놓았지만, 아예 시설이 없는 노선이 더 많다. 이제 그런 지하철 시대가 막을 내린다. 1800년대 시작해 3c를 에어콘 없이 다니던 런던지하철 시대는 종말을 고한다. 엄청난 예산 수요가 뒤따를 것이다.

'2080년대 - 2천8백여명이 더 죽지만 2만9천여명은 살아나

평균 기온이 런던을 비롯한 영국 남동부 지방은 지금보다 무려 5도 정도 올라간다. 밤 12시의 기온이 오늘날 저녁 7시와 비슷해 진다. 밤에도 이불을 덮고 자야 하는 영국의 여름은 이제 없어진다. 이때가 되면 매년 여름 식중독 등 무더위 관련 사망자수가 2천 8백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인생사는 언제나 동전의 앞뒷면이 있는 법. 낭보(朗報)도 있다. 겨울에 추위와 관련해 사망하는 인명사고 숫자가 2만 9천건이나 줄어든다. 이것만 보면 남는 장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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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0년대 가뭄

이때쯤 되면 영국에서도 프랑스 만큼이나 다양한 포도가 생산된다. 포도는 대표적인 지중해 과일 가운데 하나다. 따뜻하고 일조량이 많아야 잘 자라 맛있는 포도가 생산된다. 더워진 영국이 포도주 왕국의 자리를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 빼앗아 올지도 모를 일이다. 영국의 많은 불모지가 비옥한 포도밭으로 바뀌는 현상은 농촌 풍경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들어 놓을게 틀림없다.

바닷물도 높아진다. 비는 줄지만 빙산이 녹기 때문이다. 영국 남부 지방은 해수면이 70cm 가량 올라간다. 북부 지방도 50cm 가량 높아진다. 이는 지금보다 홍수에 노출될 수 있는 인구를 17배나 많게 해 2백만명이 홍수로 인한 침수 위험에 놓인다. 우리가 매년 여름 겪는 물난리와 침수, 사망 소식을 영국의 겨울철에 듣게 될 일이다. 바다에서 강력한 파도가 해안지방을 강타할 확률도 높아진다. 서태평양과 인도양에서 최근 빈발하는 해일(海溢, 쓰나미)은 아닐지라도, 바다 침수가 이제 남의 얘기는 아니다.

기후 변화는 영국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기자가 자꾸 영국 언론의 기후 변화 관련 소식을 전하는 것은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 보기 위해서다. 우리도 지금 20~30년 전에 비해 기후가 많이 변하고 있다. 세계적인 온난화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식물은 물론 동물의 생장문화가 바뀌고, 우리네 삶도 점차 변화를 겪는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대책이 마련되고 있는지 묻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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