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고시원에서 또 화재사고가 났습니다. 말이 고시원이지 이주 노동자와 영세민들이 마지막으로 흘러드는 신 쪽방촌이 되어버린 고시원, 안전사고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정영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폭 1m 남짓한 고시원의 복도가 새까맣게 탔습니다.
어젯(25일)밤 11시 반 쯤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의 4층 짜리 고시원 건물 2층 식당에서 전기합선으로 불이 났습니다.
2, 3층 고시원에 있던 러시와 중국 동포 노동자 등 50여 명이 급히 대피했습니다.
미처 피하지 못한 7명이 연기에 질식해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김 모 씨/러시아 동포 : 연기 때문에 못 나왔지. 불도 꺼지고 문을 열고 못나오지.]
층마다 한평 남짓한 쪽방이 25개나 들어차 있는 구조였습니다.
복도는 미로처럼 얽혀있는데 비상구는 따로 없었습니다.
화염이 번진 출입문이 유일한 탈출구였습니다.
원곡동 일대에는 비슷한 구조의 고시원이 80여 개나 몰려 있습니다.
열악한 쪽방의 월세는 14~15만원.
이름만 고시원이지, 안산 공단에서 일하는 중국과 러시아 동포 노동자, 그리고 일용직 노동자나 노점상 같은 영세민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개정된 소방법에 따라 고시원들이 비상구를 만들었다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건물주들의 반발로 개정안 시행이 내년 5월로 1년 미뤄지면서 규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안산시 소방관 : (꼭 필요한데 할 수 없는 것이?) 비상구라든가 비상 경보기라든가 유예 조치가 돼 있기 때문에 강제로 하라고 까지는 못합니다.]
동포 노동자와 영세민의 마지막 거처가 돼버린 쪽방 고시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 없는 환경에서 불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