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중해 문명기 5권--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
(Art of Mosaic and Greco-Romai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7. 독일
1)독일
2,3,4,5,6,7,8) 쾰른(Cologne) --오늘 이야기
9,10,11,12,13)베를린(Berlin)
6) 디오니소스 모자이크 1
로마 게르만 박물관에 크게 3가지 모자이크 작품이 전시돼 있다. 전통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의 철학자들, 그리고 로마의 검투사를 묘사한 작품이다. 3가지 모두 독특한 의미와 특색을 지닌다. 먼저 그리스 신화를 다룬 [디오니소스 모자이크(Dionysos Mosaic)]를 소개한다. 디오니소스 모자이크는 앞서 설명한 포블리키우스 무덤 아래 자리한다. 포블리키우스 무덤은 디오니소스 모자이크를 내려다 보는 위치고, 모자이크는 무덤을 치켜 올려다 보는 그런 관계다. 로마시대 빌라의 식당에 만들었던 것을 발굴해 복원만 한 뒤 자리에 그대로 전시중이다. 가장 완벽한 보존 상태에 규모도 가장 커서 정녕 쾰른의 [로마-게르만 박물관]을 대표할 만한 작품으로 손색없다.
크기는 가로 7m, 세로 10.6m의 대작이다. 무려 백 만개의 테세라(Tesserae)를 사용해 만들었다. 유리와 명암을 나타내기 위해 흑백의 석회석, 구운 도자기 조각도 섞어 넣었다. 제작연대는 3c 중반으로 추정된다. 이런 대작을 만들어 놓고 사는 집이니 만큼 규모도 엄청났다. 발굴 결과, 저택은 2천 6백㎡, 그러니까 7백 평이 넘었다. 쉽게 [로마 -게르만 박물관]의 바닥 면적 만큼이나 컸던 것이다. 라인 강가에 집이 처음 지어진 것은 1c 중반이지만, 대형 저택으로 개축된 것은 3c 중반이고 이어 355년 프랑크 족의 침략 때 불타 페허로 변한 뒤 땅에 묻혔다. 중세에는 쾰른 성당의 정원으로 변했다.
모자이크가 발견된 과정이 극적이다. 2차 세계 대전 도중에 연합군측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성당 마당에 방공호를 파다가 우연히 발굴한 것이다. 키프러스에서도 그렇고, 이런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전쟁이 가져다 주는 기뻐할 수 없는 결과의 하나다. 놀랄 만한 유적이지만, 다시 묻혔다. 전쟁 통에 이를 제대로 발굴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고 1946년 박물관을 지으면서 다시 발굴에 나섰다. 알콜로 14일을 닦고 나서야 천 6백년 흙 속에 묻혔던 모자이크의 아름다운 제 색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1948년 8월 15일 쾰른 성당 건축 7백주년 때 성당보다 천 살이나 더 많은 이 모자이크는 성당 옆에 제집을 마련해 들어갔다. 그러나 이후 보존과 복원을 위해 폐쇄됐다가 1974년 새 박물관 건물을 지으면서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일반에 다시 공개됐다.
디오니소스 모자이크는 한마디로 [디오니소스 의식(Dionysos Cult)]를 묘사한 작품이다.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를 숭상하는 의식을 표현했다. 작품의 구도를 살펴보면, 가운데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시종 사티로스의 부축을 받는 디오니소스를 그려 넣고, 주변으로 의식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에피소드를 묘사한 그림이 배치됐다. 특기할 것은 주신(酒神)이자 주신(主神) 디오니소스. 좀 엄숙해야 할 텐데, 그렇지 않다. 옷은 다 벗겨졌고, 반쯤 쓰러진 상태이며 술잔은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이렇게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못가누는 디오니소스신을 묘사한 모자이크 작품이 로마 유적지 곳곳에서 발굴된다. 이제 의식과 관련된 다양한 동식물과 짐승, 행사의 의미를 하나씩 짚어 보자. 먼저 동식물을 들여다 보고, 사람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 편에 살핀다.
작품 맨 아래쪽이 당시 연회 식당으로 들어서는 입구인데, 조개 껍질 무늬가 다수 그려져 있다. 조개는 진주를 만들어 내는 모태 역할을 한다. 진주는 고결함이다. 따라서 조개는 인간에 내면해 있는 신성함을 상징한다. 조개 껍질 오른쪽으로 공작새가 자리한다. 공작새는 영원토록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도록 빌어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결국, 디오니소스 의식에 초대돼 식당에 들어오는 사람은 신성하며 영원한 젊음고 아름다움을 유지하라는 기원해주는 뜻이다. 오른쪽 면 가장자리에는 앵무새가 끄는 수레가 보인다. 수레에는 과일과 추수하는 농기구가 가득하다. 4계절을 상징한다. 수레들은 곡식의 쭉정이를 까부르는 모양새를 갖는다. 그 앞쪽으로 체리, 배, 포도로 가득한 바구니가 보이는데 이는 풍년을 상징한다.
신의 영역에 속하는 포도밭을 오리와 여우가 약탈하고 있다. 당나귀와 염소도 포도밭을 탐낸다. 숫염소는 포도나무 뿌리를 훼손하고 있다. 이 모든 행동이 디오니소스의 노여움을 사고, 마침내 판(Pan)이 나타나 염소를 잡아 죽인다. 이 모든 과정은 디오니소스의 성스러움을 침해하는 이런 저런 시도를 물리치고 마침내 디오니소스의 우위를 확보함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로마시대 디오니소스 의식을 금지하는 포고령이 나오곤 했다. 이유는 광란에 빠져들었기 때문. 신의 권위를 더욱 확인시켜주는 그림은 디오니소스가 사나운 사자를 부리는 장면이다. 푸른색 깃을 단 사자는 양순한 애완동물처럼 길들여진 모습으로 그려졌다. 다음 편에 디오니소스 의식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