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해지역 곳곳에선 재기의 삽질이 시작됐지만 자식처럼 키워 온 가축을 잃은 축산 농가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피해 보상금이 턱없이 적어 재기 의욕마저 꺾어놓고 있습니다.
조혜원 기자입잡니다.
<기자>
산비탈을 타고 떠내려온 흙더미가 축사를 집어 삼켰습니다.
허리 높이까지 쌓인 진흙뻘에 돼지 350여 마리가 고스란히 묻혔습니다.
목까지 파묻힌 돼지 한 마리가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지붕이 무너져 내려 꺼낼 엄두도 못 냅니다.
[박병태/평창군 진부면 : 무너질 거 같아서, 돼지를 꺼내려고 문을 열었는데 산더미같은 흙더미가 떠내려오는 거예요. 그 이후로는 몰라요. 도망나갔으니까...]
도로가 끊긴 마을에서는 애지중지 키운 소가 굶어 죽을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고립 생활 일주일째, 비에 젖어 썩어버린 여물마저 거의 떨어져갑니다.
[홍순희/평창군 봉평면 : 먹을 게 없으니 이런 거라도 먹여야지. (사료 공급이 안 되나요?) 사료 공급이 안 되죠. 길이 뚫려야 들어오니까.]
이번 폭우로 도내에서 축사 16동이 무너져 한우와 돼지, 닭 등 2만 2천여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도내 7개 군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어류나 가축 피해는 입식 비용만 지원돼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습니다.
시가 5백만원인 한우 한 마리에 지원은 3분의 1 수준인 140만원이 전부입니다.
축사가 물이 잠기면서 전염병 피해마저 우려되지만 이런 경우엔 얼마 안되는 보상조차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모든 것을 쓸어가버린 폭우 때문에 재기 의욕마저 잃어버린 축산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 방안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