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50분.
아이들의 등교가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초등학교 주변의 건널목 곳곳에서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교통지도가 시작되는데요.
그런데 이 교통지도를 도맡는 이들은 역시 학부모들입니다.
이른바 '녹색어머니회'라는 학부모 모임에서 봉사활동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겉으로는 어머니들의 자율적 봉사활동이지만 이 역시 학부모들 사이에서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장현미(가명)/학부모 : 녹색어머니회를 했는데 7살 짜리 애는 집에 혼자 놔두고 큰애랑 7시 50분 쯤에 같이 나온다. 9시까지 교통지도를 하고 집에 가서 작은애 유치원 보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지만 모두 학부모가 떠맡아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많습니다.
가족들의 출근과 등교로 가장 바쁜 오전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어머니들이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반대표 학생의 학부모가 떠안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때문에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장현미(가명)/학부모 : 직장일을 빠지면서도 교통지도는 해야하는거다. 그러니까 일하는 엄마들은 애가 회장에 나간다고 하면 못하게 하기도 한다.]
학부모들이 학교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비단 이 뿐만이 아닙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교실 청소 역시 학부모들이 순서를 정해 돌아가며 맡는데요.
학부모 모임이나 바자회 같은 행사를 빼고도 이런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학교에 나가는 일이 빈번합니다.
[김숙희(가명)/학부모 : 한달에 4번 정도 학교에 간다. 청소 2번, 급식 2번, 녹색하라고 하면 안할 수도 없다. 그러면 8번 정도 간다.]
사정이 이쯤되고 보니 교육주체로서의 학교 참여라기 보다 잡무에 가깝다는 반응인데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 부역'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라고 합니다.
'자발적 봉사'냐, '강제적 동원'이냐.
관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학부모들에게 학교의 각종 업무가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