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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왕국 - 북극의 경이로운 생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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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내리며 엄청난 양의 폭우를 쏟아 붓는 바람에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의 소식을 전하는 안타까운 뉴스를 보면 인터뷰에서 노인 분들이 ‘70평생에 이런 비는 처음이다.’ ‘이곳에서 50년 살았는데 강이 넘치고 산이 무너지는 것은 처음 겪는다’는 내용들이 많더군요.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앞으로 이런 폭우 같은 기상이변은 더 빈번해 질 것이기 때문에 도로 건설이나 각종 수해 대비책을 세울 때 더 엄격하고 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극에 오존 구멍이 뚫리고,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세계 각지에서 더 자주 일어나는 기상이변은 우리 인간들에게 자연이 주는 일종의 예비경고인 것 같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극장가에도 어린이용 내지는 가족용 영화들이 많이 개봉되고 있습니다. 화려한 테크닉과 감각적인 이야기를 담은 각종 애니메이션들 사이에서 [얼음왕국]이 눈에 뜨입니다. 작게 개봉했지만 재미와 의미를 함께 담은 보기 드문 작품입니다. 얼음왕국은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한반도 100배 크기의 북극과 그곳에 사는 각종 동물들의 생존방식을 그린 자연 다큐멘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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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어미 북극곰이 겨울을 앞두고 눈구멍을 파서 보금자리를 만듭니다. 어미 곰은 100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귀여운 아기 곰들에게 젖을 먹여 키웁니다. 몸의 지방분이 다 빠져나가 털까지 푸석푸석해진 어미 곰이지만 아기 곰들의 재롱을 보면 힘든 생각이 싹 가실 정도입니다. 봄이 찾아오자 어미 곰은 새끼들을 데리고 해안가로 이동합니다. 바다표범 같은 먹잇감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새끼를 갓 낳은 어미 바다표범은 아기에게 서둘러 수영하는 법과 무서운 곰을 피하는 방법을 가르치느라 분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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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다른 곳에서는 순록들이 수백 킬로미터가 넘는 대이동을 준비합니다. 신선한 이끼와 풀을 찾아 북쪽으로 15만 마리의 집단 이주 행렬입니다. 여름마다 북극을 찾아와 알을 낳는 북극제비, 그 알을 노리는 북극 여우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지만 역시 대자연 속의 생존방식일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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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북극에도 지구 온난화 문제는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1070년대 이후 북극 중앙부의 얼음 두께는 30%가 얇아졌고 북극을 덮고 있는 얼음면적도 해마다 4%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북극곰뿐 아니라 북극을 터전으로 살아나가야 하는 각종 생물들에게도 위기이지만 이 위기는 지구위에 사는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태계에 위기로 작용하기 때문에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영화 제작진은 2002년부터 3년 동안 꼬박 촬영에 매달리며 북극의 4계절과 신비한 생명들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얼음위 뿐 아니라 하늘, 또 두꺼운 얼음밑 수중촬영까지 샅샅이 훑습니다. 이런 노력은 그대로 화면에 드러납니다. 다큐멘터리 하면 지루하고 밋밋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립니다. 영화의 초반에는 주인공인 북극곰 가족, 특히 귀여운 아기 북극곰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눈을 빼앗깁니다. 엄마의 헌신적인 양육은 모성애의 원형을 느끼게 합니다. (누워있는 엄마곰 위를 이리저리 넘어 다니거나 엄마 등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 등은 첫돌이 가까워오는 제 딸의 몸놀림과 너무나 흡사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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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 속에 숨은 먹잇감을 찾아내느라 앞발로 겅중겅중 뛰는 동작을 하는 북극 늑대의 몸짓은 현대 무용을 보는듯하고 물위로 머리를 드러내놓고 코를 벌름거리며 이마위의 풍선 같은 혹을 터질듯이 부풀리는 ‘두건바다표범’이 보여주는 쇼는 어린 아이들도 저절로 웃음을 터뜨립니다.

곰이나 바다표범들은 자주 봐왔지만 북극에 저런 생물들도 살고 있었나. 할 정도의 신기한 모습의 동물 배우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왼쪽 이빨이 뿔처럼 길게 발달한 일각 돌고래와 형광 섬모를 아름답게 움직이는 동물 플랑크톤, '얼음 천사'라는 별명을 가진  클리오네의 매혹적인 색채와 천사의 날을 말로 표현하기가 버겁다는 것을 절감하게 합니다.  집단으로 모여서 숨구멍에서 나오는 거품으로 일종의 그물 같은 것을 만들어 물고기떼를 먹잇감을 표면으로 몰아놓고 그 위를 입을 크게 벌리고 솟구쳐 오르며 식사를 즐기는 고래들의 사냥 모습에는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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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 후손이 참여해 만든 영화 음악도 신비로운 화면에 적절한 추임새를 만들어냅니다. 한국개봉에는 TV 프로그램인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를 오래 진행했던 손범수씨가 내레이션을 맡았고 전문 성우들이 동물들의 목소리 연기를 했습니다. 너무 어린 유아들을 제외하고 유치원생 이상이라면 온 가족이 함께 볼만한 진정한 가족 영화입니다. 여름 성수기 다른 대형영화들과의 배급 경쟁에서 밀리는 바람에 멀티플렉스에서는 오전이나 낮 시간대만 상영하고 오후와 밤에는 블록버스터를 상영하는 이른바 '교차상영' 방식을 택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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