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물폭탄'을 방불케 하는 집중 폭우로 최고 387㎜의 비가 내린 강원지역에서는 일가족 등 주민 19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또 시간당 80㎜의 집중 폭우로 280여 가구가 침수돼 37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낙석 및 토사 유출로 영동고속도로를 비롯한 도로 31곳이 끊겨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전화, 통신회선도 끊겨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실종.고립 잇따라 =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와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 날 오후 8시 현재 인제와 평창지역 주민 7명이 폭우 등으로 숨지고 12명이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이날 오후 3시 50분께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박모(32)씨 집이 산사태로 매몰돼 박씨와 김모(41)씨 등 2명이 숨졌다.
이날 오후 3시께는 인제군 덕산리 김모(85)씨가 밭일을 보던 중 토사에 휩쓸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또 낮 12시께 강원도 인제군 남면 남전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집안에 있던 심 모(87)씨와 부인, 아들 등 일가족 3명이 집과 함께 휩쓸려 숨졌다.
이날 오전 10시께 인제군 북면 한계3리 속칭 민박촌에서 폭우로 계곡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주민 5명이 실종됐다.
또 낮 12시10분께 인제군 기린면 서리 인근 계곡물이 범람해 마을이 침수되면서 주민 9명이 고립됐다가 출동한 경찰에 구조되는 등 도내에서는 모두 77명은 한 때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화천군 동촌1리 80가구 주민 189명, 화천 평화의 댐 직원 12명과 양구 해안 천미리 5가구 주민 9명도 도로 침수로 교통이 전면 통제되면서 고립됐다.
◇침수.토사유출 교통두절 = 폭우가 내린 강원지역에서는 영동고속도로 등 31곳의 도로가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되고 있다.
이날 폭우로 침수 및 토사유출 피해가 난 도로는 모두 31곳으로 이 중 영동고속도로 평창 진부IC, 장평IC 등 18곳은 전면통제되고 있고 6곳은 부분 통제되고 있다.
또 오후 1시 30분께 평창군 진부면 마평리 인근 59번 국도 100여m 구간이 침수 됐다.
이날 오전 9시 40분께는 인제군 인제읍 고사리 31번 국도가 침수되고 토사가 흘러내려 기린면사무소까지 45km 구간이 전면 통제됐고 인제군 북면 한계초소에서 미시령과 진부령을 잇는 46번, 56번 국도가 침수돼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9시 20분께 양구군 동면 팔랑리 453번 지방도에 토사 100t가량이 흘러내려 도로가 전면통제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16분께는 평창군 도암면 용평콘도 입구에서 호우로 침수된 도로를 지나던 관광버스 1대가 급류에 휩쓸려 승객 30여 명이 긴급 구조되기도 했다.
◇주택침수.농경지 피해=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가옥 259채가 침수되는 등 모두 287채의 주택 피해가 났다.
이로 인해 강릉, 횡성, 평창, 철원, 양구, 양양 등 7개 시군 146가구 371명의 주민들이 집을 잃고 이재민 생활을 하고 있다.
평창군 진부면 마평리와 하진부 등 저지대가 물에 잠기며 150여 가구가 침수되면서 진부초등학교와 중학교에 300여 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또 봉평면 창동리와 도암면 횡계리도 물에 잠겨 각각 100여 가구가 침수됐으며 대화면 상암2리 30가구도 하천물이 범람해 물에 잠겼다.
이밖에 춘천 사평천과 양구 한세골천, 양구 방산면 수입천 등 하천 16곳의 제방이 유실되는 등 피해도 속출했으며 양구 만대골천 등 소하천 17곳은 일부 구간이 유 실됐다.
또 저지대 농경지 76.3㏊가 침수 또는 토사에 매몰돼 700㏊의 농작물 피해가 났고 축사 2동이 침수됐다.
집중호우로 전기와 전화, 통신시설 피해도 이어졌다.
특히 춘천, 평창, 정선, 양양 등 4개 지역에서는 산사태와 도로 유실로 3만2천8 91가구에 정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정선 북면 구절리, 양양 서면 오색, 평창 진부 와 용평 등 1만3천546 가구는 응급 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어둠 속에 떨고 있다.
이날 오후 인제지역 곳곳의 도로유실에 따른 광케이블 파손으로 기린면과 진동, 방동리 지역 등이 통신두절 됐으며 양양군 오색리와 평창군 용평, 속사, 면온 지역 등에서 통신회선 피해가 났다.
피해상황은 유선전화 5천899회선을 비롯해 인터넷 2천116회선, 전용회선 13회선 등 모두 8천28회선이 불통됐으며 일부지역은 휴대전화 통화마저 어려운 실정이다.
이밖에 평창군 진부면 산사태로 대영아파트 주민 19가구의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
◇댐 수위조절= 많은 비가 내리면서 북한강 수계 댐들도 일제히 수문을 열고 수위조절에 나섰다.
한강수력발전처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의암댐의 수문 6개를 33m 높이로 열고 초 당 2천991t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으며 청평댐은 23개의 수문을 90m 높이로 열고 초당 8천781t의 물을, 팔당댐은 수문 12개를 62m 높이로 열고 초당 1만1천997t 의 물을 각각 방류하고 있다.
또 춘천댐이 수문 10개를 24m 높이로 열고 초당 2천666t의 물을 방류하기 시작했으며 화천댐도 올 들어 처음으로 수문 16개를 136m 높이로 열고 초당 284t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그러나 한강수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다목적 소양강댐은 현재 수위가 174m로 홍수제한수위 185.5m에는 여유를 보이고 있어 수문 개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