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다자간 무역체계인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 라운드 협상의 타결 여부에 관계없이 광범위한 쌍무 무역협상을 시작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EU 통상정책의 이같은 변화는 피터 만델슨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날로 치열해지는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과의 비즈니스 경쟁에서 역내 업계를 돕기위한 정책을 충분히 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만델슨 위원의 한 측근은 "그간 통상 협상이 개발 또는 지정학적 논리에 좌우됐다"면서 "이젠 경제적 논리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유럽 재계에선 EU가 WTO 협상을 방해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으려고 쌍무협상에 나서지 않았다가 쌍무협상에 적극적인 미국과 일본 등 경쟁국들에 추월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럽경제인연합회인 유니체(UNICE)의 한 관계자는 "경쟁국들이 (쌍무) 협정을 체결할 때마다 유럽은 불리한 상황에 놓이는 것"이라며 "이같은 일들이 계속 발생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 수출업체에 더 이익이 될 수 있는 한국과 대만 등과 쌍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점을 들어 중남미와 협상중인 EU의 협상전략에 의문점을 던지기도 했다.
만델슨 위원의 측근도 "한국과 중국, 인도 등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큰 통상파트너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델슨 위원은 이같은 새 통상정책과 우선순위를 담은 보고서를 현재 회원국과 집행위원들에게 회람중이며 올 가을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그는 쌍무 또는 지역간 협상이 다자간 접근 방식의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브뤼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