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78년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김영남 씨가 어제(29일) 금강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은 납북된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많습니다.
안정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영남 씨가 설명한 납북 경위는 이렇습니다.
지난 78년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에 놀러갔다가, 선배들 폭행을 피해 쪽배를 타고 바다로 나왔는데, 잠이 들어 먼 바다로 표류하던 중 북한배를 타게 됐다는 것입니다.
[김영남 씨 : 나중에 알고보니까 그게 북측배였고, 내가 도착한 곳은 남포항이라 했습니다. 상당히 겁이 나고 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걱정이먼저 앞섰습니다. ]
하지만 김 씨는 북측의 환대로 좋은 감정을 갖게 됐고, 어려운 집안 사정을 감안해 북에 머무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남 씨 : 당시는 우리 집이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아예 공부 좀 하고 다시 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거기서 떨어지겠다고 했고.]
86년 초에 일본어를 배우면서 만나 결혼까지 이른 메구미 씨는 결혼 전부터 병적 증상이 있었는데, 아이를 낳은 뒤 심해져 결국 94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또, 일본에 넘겨준 메구미씨의 유골이 가짜라는 주장은 자신과 메구미에 대한 모욕이라며, 딸 은경 양은 일본에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영남 씨의 해명에는 여전한 의문이 남습니다.
먼저, 김영남 씨가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납치됐다고 확인한 안기부의 지난 97년 수사결과와 차이가 납니다.
또 김 씨 입북와 비슷한 시기에 다른 고교생 4명도 북으로 사라졌다는 점은 김 씨가 말하는 돌발 입북 주장을 무색하게 합니다.
설사 김 씨의 말을 그대로 수용하더라도 사리분별이 모자란 17살의 고등학생을 데려간 것은 납치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