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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휠체어 타고 유럽 종단 도전

통일 기원하며 9개월간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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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과 감동을 안겨주고 싶습니다."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전동 휠체어로 2만2천㎞거리의 유럽 대륙 종단에 도전한 선천성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 최창현(41)씨가 지난 15일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최씨는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발을 끈으로 묶어 고정하고 전동휠체어를 입으로 조종해 시속 16㎞의 속도로 하루 평균 80㎞씩 이동, 9개월 동안 유럽 30 개국을 종단하는 대장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그리스 아테네를 출발, 한달여간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거쳐 12일 루마니아-헝가리 국경을 통과한 최씨는 이날 바람 한 점 없는 섭씨 30도의 뙤약볕이 내리쬐는 부다페스트 영웅광장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모습을 드러냈다.

최씨가 일반인들도 생각하기 어려운 일에 도전한 것은 무엇보다 한국인들의 통일 의지를 외국인들에게 알려야 하겠다는 소박한 생각에서 비롯됐다.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 국민으로서 장애인들도 이렇게 간절히 통일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가는 곳마다 현지 한인은 물론, 각국 장애인협회와 언론매체의 주목을 받는 최 씨는 지금까지 4개국을 거치는 동안 각국 시민들로부터 받은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메시지가 A4 용지로 40-50쪽에 달한다.

최씨는 내년 2월 독일 통일의 상징 도시인 베를린을 종착지로 유럽 종단 도전에 성공하면 이 메시지들을 북한측에 전달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가 이 도전을 시작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남북통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지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 휠체어 하나에 의지한 채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아름다운 모습에 생면부지의 외국인들이 감동의 박수 갈채를 보낼 때 그는 더 없는 삶의 희열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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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국경 지대에서 도로 공사를 하던 한 나이 많은 인부가 일손을 멈추고 그에게 꼬깃꼬깃한 2레이(한화 680여원)짜리 지폐를 손에 쥐어준 일을 그는 잊을 수 가 없다.

"루마니아의 인부가 준 2레이는 그 어떤 대기업이 2억원을 후원한 것보다 더 훌륭하고 고마운 돈이었다"고 강조하는 최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있는 능력이 있으니 장애인으로 태어난 것이 후회스럽지 않다"고 힘주어 말한다.

장도에 오르기까지 난관도 많았다.

수개월 동안 수십 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찾아다니며 후원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거절당한 최씨는 일부 지인이 한두푼씩 모아 준 후원금으로 어렵게 종단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 홍보대사처럼 통일을 염원하는 민간 통일 홍보대사 위촉장 발부를 정부에 요청했지만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것도 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각국 주재 한국 대사관과 한인들, 현지 정부 및 시민들의 예상치 못한 배려와 도움이 그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호위하는 현지 경찰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 미안해 점심도 거르고 하루 두 끼만 먹는다는 최씨는 "외국 장애인들도 나의 도전을 보고 감동을 받는다면 그들에게 희 망을 주는 동시에 한국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부다페스트에 여장을 푼 최씨는 잠시 독일로 날아가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경기 를 응원한 뒤 오는 26일 다시 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폴란드로 이어지는 장도에 오 른다.

휠체어 뒤에서 차량으로 따르는 최재혁(22)씨 1명만 보조원으로 동행하는 최씨 의 이번 유럽 종단은 성공할 경우 세계 최장거리 휠체어 마라톤 기록으로 기네스북 에 오르게 된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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