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월드컵 토고전 승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14일 오전까지도 직장마다 월드컵이 화제에 올랐다.
직장인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전날 경기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웠고, 일부는 지각을 하거나 업무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등 피곤에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 다.
서울시내 한 전자회사에 근무하는 조모(30)씨는 "회사에서도 다들 흥분해서 월드컵 이야기가 그치지 않는다. 동료들 가운데는 인터넷으로 어제 경기 기사를 검색 해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사원 윤모(26.여)씨도 "직장 동료들과 서울광장에서 응원한 뒤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아서 인근 호프집에 가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새벽 5시에 집에 들어갔다. 겨우 옷만 갈아입고 나왔더니 너무 졸린다"고 말했다.
시내의 한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다들 피곤한 기색으로 출근하기는 했지만 서로 "경기 봤죠? 너무 통쾌하지 않았어요?"라는 말로 아침 인사를 대신하며 토고전 승리에 관한 대화로 하루를 시작했다.
회사원 이모(31.여)씨는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물론 서 있는 사람들까지 죄다 졸고 있었다.
심지어 지금 집에 들어가는지 붉은 티셔 츠를 입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고 출근길 풍경을 전했다.
이씨는 "밤에 응원하느라 잠을 못자 무척 피곤한 상태로 출근했지만 기분만은 '짱'이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그러나 토고전 승리의 쾌감을 만끽하느라 출근시간에 늦어 고개를 숙인 채 회사 문을 여는 직장인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회계법인에 근무하는 이모(29)씨는 "아침에 TV뉴스에서 틀어주는 토고전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다가 그만 회사에 지각했다.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니 어제의 감동이 되살아나 눈을 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대기업 사원 정모(27)씨도 "아침 7시30분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7시가 넘어서 일어나는 바람에 지각했다.
한국 경기는 자정에 끝났지만 프랑스-스위스전을 보느라 거의 잠을 못잤기 때문"이라며 "회사에 가보니 나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새벽까지 이어진 밤샘 응원으로 곧장 직장에 나가는 사람들과 지각자들이 속출하면서 시내 도로는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는 "승용차 요일제의 영향도 있지만 오늘은 특히 토고전 다음날인 탓에 평소 교통량의 20∼30%에 불과하고 밀리는 구간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