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충호(50)씨에 대한 법무부의 보호관찰이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전화통화로 대체하는 등 형식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인천보호관찰소에 따르면 지씨는 지난해 8월 청송감호소를 가출소한 뒤 옛 사회보호법에 따라 3년간 보호관찰대상자로 결정됐다.
지씨는 이후 6개월 동안 한국갱생보호공단 인천지부 생활관에서 숙식을 해결했고 보호관찰소는 지씨가 정부시설에 있는 점을 감안해 한달에 한차례 면담하는 일반 보호관찰 대상자로 분류했다.
지씨는 생활관에 머물 당시 과시욕이 강하고 화를 자주 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전에 신고만 하면 자유로운 외출이나 외박을 자주 하지 않았고 유리공장에 취업했다가 적응하지 못해 5~6일 만에 그만뒀다고 생활관 관계자는 밝혔다.
그는 특히 주변 사람들에게 '나라가 잘못돼서 내가 지은 죄보다 형을 오래 살았다', '정치인들은 다 나쁘다', '다시 교도소에 가면 잡범으로는 안가고 크게 한건 터트리고 가겠다'는 말을 하는 등 사회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히 표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보호관찰소측은 지씨에 대한 보호관찰을 시작한 뒤 담당 직원이 지씨를 직접 만나는 대면 면담은 한번도 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씨 담당 보호관찰관은 지난해 11월 지씨가 거주하는 생활관에 현지 출장을 갔으나 지씨가 외출 중이라 생활관 직원과의 면담으로 대체했고, 같은 해 12월과 지난 1월에는 각각 한차례씩 지씨와 전화면담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씨가 지난 2월 말 거주지 이전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생활관을 떠나 행방을 감출 때까지 총 6개월간 실시된 보호관찰은 최초 신고서 접수를 빼면 지씨와의 전화면담 2차례와 생활관 직원면담 2차례가 전부였던 셈이다.
또 지씨가 행방을 감춘 뒤 인천보호관찰소는 지난 4월 초 지씨의 주민등록 조회를 통해 주소지를 확인했지만 한달 넘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이번 범행 하루전인 지난 19일에야 주소지를 방문해 탐문조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인천보호관찰소측은 보호관찰관 한명이 평균 250여 명의 대상자를 맡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지씨만을 특별히 관리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사회보호법이 폐지되면서 지씨처럼 보호감호소를 가출소한 보호관찰 대상자가 각종 준수사항을 어겨도 재범을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면 가출소 취소가 사실상 어려워 별다른 제재수단이 없다고 관찰소측은 설명했다.
인천보호관찰소의 한 관계자는 "한명의 보호관찰관이 수백명의 보호관찰대상자들을 집중적으로 관리.감독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재범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만을 집중 관리할 수 밖에 없다"면서 "특히 보호감호 가출소 대상자의 경우는 준수사항을 위반할 경우에도 별다른 제재수단이 없어 보호관찰 집행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