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런가하면 지난 2004년에 개정된 소방법이 시행을 앞두고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고요. 그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주로 다중이용시설에 적용되는 개정 소방법은 오는 3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습니다.
비상계단 같은, 화재에 대비한 안전시설을 갖추라는 건데, 문제는 그 규정이 현실엔 맞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서울 명동에 있는 이 PC방은 앞으로 개정된 소방법에 따라 건물 뒤나 옆으로 비상계단을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주변 건물과의 여유 공간이 거의 없어서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재작년 개정된 소방법은 PC방 같은 다중 이용 시설에 반드시 비상구를 설치하고, 또 지상 5층 이상은 비상계단을 만들도록 규정했습니다.
앞으로 지어질 건물이야 문제가 없지만, 건물이 법 개정 이전에 지어졌다면 문제가 생깁니다.
건축법 상, 건물 사이 최소 여유 공간은 50cm지만 개정 소방법엔 폭이 90cm가 넘는 비상계단을 설치하게 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옆 건물을 침범해서까지 억지로 계단을 만들라는 소리냐면서 업주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설치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상황이라는 거죠.
업주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소방방재청은 결국 법 시행을 1년 미루겠다면서 한 발 물러섰습니다.
소방법 개정은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려는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현실을 좀 고려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쉽게 생각하고 쉽게 개정하는 통에 결국 인명피해 방지 대책은 더 늦어지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