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구타를 일삼던 남편을 살해한 주부에 이어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녀들을 숨지게 한 주부에 대해서도 법원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습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상참작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추세입니다.
집중 취재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신 거제대교 위에서 28살 최 모 씨가 두 살 난 아들과 생후 3개월 된 딸을 안고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두 아이는 숨졌고 최 씨만 살아남았습니다.
부산고법은 오늘(13일) 최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최 씨가 산후 우울증으로 심신미약 상태였고, 혼자 살아남은 뒤 겪을 정신적 고통이 크다는 이유입니다.
[장홍선/부산고등법원 공보담당 : 두 자녀를 죽였다는 점에 있어서 풀어주더라도 어머니로서 평생 형벌을 받고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런 점도 많이 고려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는 남편을 목졸라 숨지게 한 38살 임 모 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10년 동안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렸고 어린 자녀 2명을 양육해야 하는 점이 감안됐습니다.
살인 피의자에 대한 집행유예는 이례적인 판결입니다.
여성계는 '사회적 약자를 헤아린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신연숙/한국여성의전화연합 가정폭력방지팀장 : 그동안 사건 자체만 관심을 두었던 것에서 여성들의 살아온 과정이나 삶 자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 판결이라 생각이 들어서 상당히 전향적인 판결이라 생각을 합니다.]
이젠 살인 사건이라도, 정황과 동기, 그리고 심리상태를 세심하게 따지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법조계는 해석합니다.
[이재우/변호사 :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서 사회적인 약자나 그리고 심신미약자에 대한 보호가 구체적으로 판결을 통해서 나타난 한 사례라고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칫 살인에 대한 관대한 처벌로 오해될 소지도 있어 양형 기준과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