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들고 건강도 해치지만 안 마실 순 없다"
인천 중구보건소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음주실태 결과는 술로 인해 고통받는 직장인들의 어려움과 그릇된 우리 음주문화의 현 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직장인들은 술을 마시는 이유, 순위로 '직장 회식'(79.8%)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사회 모임'(76.5%), '집안 모임.행사'(53.6%), '개인·가정 스트레스'(30.9%), '직장 스트레스'(25.1%) 등 이었다.
실제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회식이 열리는 직장이 81.2%였고, 이 경우 술을 마시지 않은 회식 자리는 전체의 10.0%에 불과했다.
특히 직장인들은 술을 마시면 사회생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2.9%는 음주 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답했고 '말이 잘 통하게 됐다'(23.4%), '집단 결속력이 강해졌다'(19.1%) 등을 좋은 점으로 들었다.
때문에 직장인 두 명 중 한 명 꼴인 53.5%는 동료들과 한 달에 2~3번 이상 술자리를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선 음주가 불가피하다는 직장인들의 생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음주로 인해 상당한 '대가'도 치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건강이 문제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9.1%는 술을 마신 후 '토하거나 속쓰림'이 있었고 '묽은 변이나 설사'(42.4%), '지방간·알코올성 간염·위염'(8.7%) 증상을 보이는 등 상당수가 음주로 인해 부정적인 신체 경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는 음주 후 전날 밤 일을 기억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사람도 32.3%나 됐다.
직장이나 가정에서도 지나친 음주의 후유증은 나타난다.
지난 1년 동안 음주로 인해 지각한 직장인이 21.5%에 달했고 결근(10.8%)이나 조퇴(3.1%)도 적지 않았다.
또 '이튿날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응답이 57.6%였고, '동료와 다투거나 싸운 경험'도 27.3%나 됐다.
이 밖에도 술 때문에 '부부사이의 갈등'(31.6%)을 겪고 '경제적 곤란'(9.2%), '폭행'(1.0%), '교통사고'(0.7%) 등 온갖 안 좋은 경험에 시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직장인들의 지나친 음주로 인해 업무 생산성이 떨어지고 개인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직장인들의 회식이나 모임 관련 음주문화가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