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관객 돌파 이후 다시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준익 감독.
비주류 감독에서 흥행신화의 주인공으로 영화 인생 역전에 성공한 소감이 궁금했습니다.
[이준익/영화 '왕의 남자' 감독 : (흥행신화의 주인공이 된 소감?) 전혀 예측을 못한 결과였는데, 눈앞에 있는 일을 아주 절박하게 매진하다보니까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건데 축구를 할 때 골대보고 슛을 쏜 게 아니라 그냥 앞에 있는 거 눈 감고 뻥 찼는데, 여기저기 맞고 툭 들어가서 MVP 된 거예요. 얼떨떨하죠.]
[(시사회 때 눈물을 흘린 이유?) 시사회를 보는데, 장생이가 줄 위에서 뭔가 가슴 아픈 얘길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팍 나더라고요. 영화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서러움이 나의 서러움같이 이렇게 탁 느껴지는데, 그냥 무방비 상태로 그냥 눈물이 쭉 나오더라고요.]
'왕의 남자'는 흥행률이 저조한 사극과 동성애 코드 그리고 순수 제작비 44억 원의 저예산 영화로, 한국 영화의 흥행코드인 마케팅이나 배급의 힘 대신 관객들의 입소문과 탄탄한 구성력을 무기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동성애적인 삼각구도의 흥행비결?) 삼각이 한 네 개가 계속 맞물려 돌아가는 큐빅같이 그런 구조주의 시나리오여서 보는 사람의 관점과 입장에 따라서 다면체로 보여요. 그래서 반복 관람이 형성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동양화를 전공한 이 감독은 대학 1학년 때 결혼한 뒤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영화와 처음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준익/영화 '왕의 남자' 감독 : 그림이 돈이 안되잖아요. 식구들 경제를 책임져야됐는데...영화간판도 디자인하고 포스터도 디자인하고...그 일을 시작으로 영화와 인연을 맺었어요.]
20여 년에 걸친 영화인생은 그야말로 외줄 위에서 곡예를 하는 영화속 주인공 장생처럼 천당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데뷔작 '키드캅'의 흥행참패 후 영화 수입 제작자로 변신했지만 연이은 실패로 빚더미에 올랐습니다.
'왕의 남자' 촬영 당시에도 30여 억원의 빚을 졌던 그는 빚을 갚기 위해 영화를 찍는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시사회 때, 우리는 빚을 많이 졌기 때문에, 여러분이 많이 봐주셔야지 빚을 갚을 수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빚 다 갚으셨나요. 그래서?) 네. 지금 숫자적으로 다 갚았어요. (축하할 일이네요.) 관객들에게 죄송합니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생각?) 제가 만들었던 영화중 전국 오천 명밖에 안 든 영화도 있어요. 그러니까 성공과 실패는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맞이하는 순간일 뿐이다. 한편 한편에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고 평생을 놓고 승부하는 거다 이런 믿음만 있다면 어려운 건 참을 수 있어요.]
'왕의 남자' 흥행을 밑거름으로 새로운 영화인생을 준비하는 이준익 감독.
그의 열정에서 한국영화의 미래를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