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능제도 개편을 앞두고 재수생들이 대거 학원가로 몰리며 일부 학원의 모집경쟁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재수열풍' 이 불고 있다.
2008학년도 입시부터 수능이 점수제에서 등급제로 바뀌면서 비중이 크게 줄고 내신이 강화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올해를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앞다퉈 재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학원가에 따르면 이달 초 개강한 주요 재수학원의 모집 경쟁률은 작년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900명을 모집하는 종로학원 본원의 경쟁률은 지난해 2.1대 1에서 올해 3.2대 1 로 높아졌고 강남 종로학원도 3대 1에서 5.5대 1로 경쟁률이 뛰었다.
이에 따라 종로학원의 수능성적 우수자 무시험 선발 합격기준도 지난해 수능 상위 8%에서 올해는 상위 6%로 높아졌다.
강남 대성학원은 340명 정원에 4천800명이 몰려 경쟁률이 역대 최고인 14.1대 1 을 기록했다.
특히 재수생 가운데 내신이 불리한 특목고와 일부 사립고 학생이 크게 늘어 강남 종로학원은 지난해 7%였던 특목고 학생 비율이 올해 11%로 높아졌고 강북 종로학원도 11%에서 14%로 증가했다.
각 학원에는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의 상담 및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대학에 다니면서 다른 학교나 학과를 준비하려는 학생은 2학기에 휴학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휴학 시기를 1학기로 앞당기거나 아예 입학을 포기하고 재수에 나서는 일이 많다고 학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런 현상은 수능 점수가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 대입제도가 올해를 끝으로 바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입시전문가들은 "보통 입시제도나 교육과정이 바뀌기 직전에는 원하는 대학이나 전공을 택하지 못한 학생들이 목표로 하는 대학 진학을 시도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 재수생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2008학년도 대입부터는 수능성적에 따라 9등급으로 나눠 같은 등급이 같으면 점수가 다소 차이나도 똑같이 '대접받는' 등급제가 도입된다.
이렇게 되면 수능의 영향력이 크게 줄고 학생부 위주 선발이 이뤄져 재수를 해서 수능 원점수를 올리는 게 별 소용이 없게 된다는 것.
재수생 윤 모(19)군은 "내신이 좋지 않아 불리한 내신을 수능에서 만회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 재수를 택했다"고 말했다.
재수 끝에 이화여대 인문학부에 합격한 김 모(21, 여)씨는 "수능성적이 좋지 않아 원하는 과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좋지 않은 내신성적을 수능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 회는 올해가 마지막이어서 삼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신입생은 "우리 학교는 대학생활과 재수를 같이 하려는 친구가 많아 '반수생 러시'란 말까지 생겨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종로학원 김길재 교무부장은 "마음에 드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재수생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