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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동 공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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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들이 산다는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한 최고급 아파트.

위용을 뽐내며 우뚝 솟은 초고층의 이 거대한 건축물 아래로 웅크리고 있는 판자촌은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포이동 266번지'입니다.

지난 79년, 정부에서 도시 극빈층의 자활을 목적으로 조성한 곳인데요.

주민들 대부분은 재활용품을 수집하거나,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잇고 있습니다.

먹고 살기조차 힘겨운 생활인만큼 포이동 266번지 아이들에게 사교육은 먼나라 얘기일 뿐인데요.

이런 곳에 작은 공부방을 열어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각 대학교에서 자발적으로 모여든 30여명의 자원교사 대학생들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김성진/포이동 공부방 자원교사 : 대학생 정규 교육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과 같이, 대안 (교육)으로써라도 우리가 뭔가를 해보자라는 거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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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산다는 것조차 믿기지 않을 정도 을씨년스런 분위기지만, 일주일에 세 번, 공부방이 열리는 날이면 이 곳에도 온기가 찾아듭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상 하나를 두고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글짓기 놀이 중입니다.

한 평 남짓 되는 다른 쪽방에서는 남학생들의 수학 공부가 한창입니다.

공부를 하는 건지, 노는 건지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여느 공부방보다 사랑이 가득합니다.

[안순미/포이동 공부방 : 자원교사 봉사라고 생각하고 여기 오는 사람들은 많이 없을 것이다. 어려운 곳이지만 다들 내가 필요한 곳, 내가 있어야 될 곳이라고 생각해서 있을 뿐 이 사람들이 불쌍하니까 도와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있는 거는 아닌 거 같다.]

미취학 아동부터 중고생까지 포이동 아이들 열 대여섯 명 정도가 이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언뜻 봐서 대학생 동아리 모임 정도로 볼 수도 있지만, 지난 해 10월부터 두 달 동안 빈민 아동 교육을 비롯해 나름대로 철저한 준비 과정도 거쳤습니다.

[김성진/포이동 공부방 자원교사 대학생 : 빈민촌이어서 빈민 아동들에 대한 교육, 대안 교육부터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이런 것들 많이 얘기하고 토론하고 강의도 듣고 그랬다.]

그래도 처음엔,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마음 만큼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안순미/포이동 공부방 자원교사 대학생 : 처음에는 복잡하게 생각한 것도, 이렇게 힘들 거라고 생각하고 온 거도 아니었다. 와서 하다보니까 힘들었지만 힘든 만큼 얻는 것도 많고 또 재미있고 좋았다.]

무엇보다 공부방 운영비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권순범/포이동 공부방 상근 교사 대학생 : 자원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줘서 그것으로 (교재비 등) 재정을 다 충당하고 있다. 모자라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공부방을 운영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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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공부를 끝낸 자원 교사와 아이들 몇 명이 모여 양재천 공터에서 축구를 하기로 했습니다.

꽃샘추위에 아직 바람이 차갑지만, 이렇게 같이 뛰고, 호흡하면서 아이들은 조금씩 마음의 빗장을 엽니다.

공부방이 열리는 날이면 자원교사들은 아이들과 함께 저녁밥을 먹습니다.

반찬은 모두 이 곳 주민들이 직접 해준 것들입니다.

하루 종일 수업하고 배가 진짜 많이 고픈데 먹고 나면 좋죠.

[좋아요. 맛있어요. 하루 종일 수업하고 배가 진짜 많이 고픈데 먹고 나면 좋죠.]

[포이동 손맛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이쯤 되면, 이제는 공부방 선생님과 학생이기보다는 가족이고 친구 같습니다.

이제 곧 철거 문제로 포이동 266번지가 어수선해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공부방은 새봄맞이에 활력을 얻습니다.

[권순범/대학생 자원교사 : 3월부터 주민들의 철거 싸움이 시작되더라도 당장 (공부방에) 위협적일 거 같지 않다. 3월에는 야외 수업도 많이 하고, 교과 과정도 훨씬 더 다양하게 해서 선생님들도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할 것이다.]

특별한 것을 가르치기 보다는 그저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뿐이라는 포이동 공부방 자원교사 대학생들.

[김영미/포이동 공부방 자원교사 대학생 : 애들이랑 같이 생활하는 것에 큰 의미도 적은 의미도 두지 말고, 더도 덜도 하지 말고 적당히 생각하라고, 같이 생활한다고 생각하라고, 학교 동기나 사회에 나간 사람들, 아르바이트를 할 때 다른 사람들을 만난 것처럼 같은 세상 사는 사람을 만난 거라고 (생각하며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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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없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포이동 공부방의 불을 밝히고, 소외된 아이들과 세상을 잇는 사랑의 끈으로 남아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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